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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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 사용설명서' 읽기 링크: 카카오페이지, 조아라, 리디북스

백수가 집에서 라면먹으려는 순간
이세계 던전에 순간이동됩니다.
그렇습니다. '상태창' 한마디로 설명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주인공 스펙은 전반적으로 똥.
한대만 맞아도 죽을 유리몸이지만
지능은 높습니다.

게다가 얘 혼자만 남의 상태창을 엿볼 수 있습니다.
생존전투 상황에서도 정보는 힘이죠.

주인공의 생존전략은
당연하게도, 지략가/정치가 포지션입니다.

살기 위해 졸라짱센 회귀자에게 줄을 서고, 신임을 얻습니다.
다른 소설같으면 주인공이 될법한 먼치킨이죠.

마침 회귀자의 유일한 단점이 정치감각 부족이네요?
앗싸! 회귀자의 오른팔 자리 겟또다제!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맘에 걸리는 게 있습니다.
정확히는 주인공은 태연한데,
우리 독자들에게 걸리는 점이죠.

회귀란 대개 1회차가 꿈도 희망도 없었으니까 하는거죠?
이 소설의 회귀자도 마찬가집니다.
회귀자 영웅은 아직도 1회차땜에 PTSD 겪습니다.
막 악몽꾸다 깨어나서 헐떡거리며
"가면맨(1회차 흑막)...
이번엔 미리 찾아서 죽여버리겠다..."
하면서 칼 갈고 그래요.

그런데 말입니다...
회귀자의 회상씬에 간간히 등장하는 '가면 쓴 남자'.
1회차 때 세계를 멸망시킨 흑막이,


...독자들 눈엔 암만봐도 주인공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회귀자는 졸라짱 셉니다.
설령 주인공이 세계를 평화통일한 후 황제에 등극해
전세계의 군대를 개인 보디가드로 쓴다 해도
단신으로 순삭시키고 쓰레기의 목을 딸 수 있는 밸붕 사기 캐릭터가

원수가 바로 옆에 있는지도 모르고 찾아헤메고 있다니까요.

물론 회귀자는 주인공을 깊게 믿고 있습니다만...
강한 신뢰가 깨지면 더 강한 증오로 바뀌겠죠?


이 소설의 팬들이 다소 자랑스러워하는(?) 사실 중 하나가
당초 제목이 '인간쓰레기'였다는 겁니다.

사실 요즘은 '주인공인데도 악당'이란 전개도 식상하죠.
근데도 이 소설의 독자들이
"아! 이 주인공새낀 진짜 개새끼구나!"라고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점은,
이새끼는
자기가 아끼는 사람들한테 자해공갈을 친다는 점입니다.

웹소마다 패턴이 있잖아요?
이 소설의 패턴도 두세개 있는데,
(희생양 하나 골라서 정치질로 공공의 적 만들기 등등)
그 중 하나가

  • 주인공이 모두를 위해 희생하는 척한다
  • 사실 속으로는 꿀빨고 있다
  • 주인공의 최측근 동료들조차 속아서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ㅠㅠ"

입니다.

보통, 사람들 마음 속엔 울타리가 있어서
그 울타리 안에 들여놓은 사람한텐 험하게 못 해요.
유니세프에서 아무리 기아로 죽어가는 어린이들 운운해봤자
내새끼 독감 걸린게 더 신경쓰입니다.

그러니까 웹소에서도 주인공이
자기 파티 멤버는 웬만하면 보호해주죠.
그래야 독자들이 공감을 하니까.

근데 이 주인공 새끼는 지켜주긴커녕
(정신적인 면에선) 자기가 가해자예요.
어릴 때 부모님이 둥기둥기를 덜 해준 한을
동료들이 피눈물 흘리며 걱정해주는 걸로 푸는
뮌하우젠 증후군 새끼입니다.


아, 물론 정황상 자해공갈할 이유가 다 있긴 하지만
사람이란 결국은 자기 성격대로 사는 거 아니겠습니까?
다른 해결방법이 얼마든지 있는 상황에서도
이새끼는 글러먹은 방식을 고르더라구요.

근데, '타락한 공리주의'적 시각으로 보면
이새끼의 행보(100% 자기 영달이 목적)가
절묘하게도 세계평화 면에서 차악책입니다.


"어차피 없애도 없애도 세계 어딘가에 독버섯처럼 돋아날 암시장,
내가 운영해서 돈벌어야징"

(암시장의 인권유린 수위가 그나마 낮아짐)
"어차피 일어날 전쟁,
내가 미리 일으켜서 꿀 빨아야징"

(1회차랑은 비교도 안되는 최소한의 인명피해로 끝남)

...이젠 팬들도 이새끼가 갱생하는 건 포기했습니다.
누가 회사설의 모럴 수준을 욕하면
조용히 수긍하다 못해
자기가 제일 열심히 욕하는 경지에 올랐습니다.

뭐, 그래도 재밌습니다.
픽션속의 막장을 픽션으로 넘길 수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93~95화의 주인공은 솔직히 멋있었어요...
지는 맨날 "난 능력이 딸리니까 정치질로 때워야지"하는데,
독자가 보기엔 여러 면에서 유능한 놈이었습니다.
좀... 잘못된 방향으로도 유능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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