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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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담금주 얘기가 아닙니다.
주스/과일을 알콜음료로 바꾸는 방법에 대한 내용입니다.


알코올 발효의 기본 원리

포도당→알콜, CO2(이산화탄소)

알콜 발효란,
포도당이라는 육각형을 미생물이 먹고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라는 똥을 싸는 과정입니다.
(표현이 이따위라 죄송.
산소는 식물이 싼 기체 배설물이죠~^^)

좀 더 복잡하게 들어가면

과당엔 오각형이 하나 들었지만, 알콜효모가 알아서 망치로 깡깡 두들겨 육각형(포도당)으로 바꿔준다

과당(과일 속 당분), 젖당(젖의 당분), 설탕을 깨부숴서
육각형인 포도당으로 분해한 후, 술로 바꾸는데...
알콜 효모가 다~ 할 줄 압니다. 신경쓰지 마세요.

※'다당류'라고, 육각형이 좀 너무 많이 이어져서
분자 사이즈가 큰 당분도 있는데(예: 녹말)

그건 효모가 입이 작아서 못 먹어요. 그래서

  • 누룩
  • 엿기름/엿질금
    : 이름만 이렇지, 기름 아닙니다. 발아곡물 말린건데, 식혜 만들때 쓰여요.
  • (타액)
    : 우리는 아밀라아제라 배웠고 요즘 애들은 아밀레이스라고 배운다는 그 효소가 들었죠.
  • 기타, 효소가 든 식물
    : 무즙 파동("엿 먹어라!" 사건) 아시는 분?ㅋ

중 하나의 힘을 빌려서 육각형으로 깨부숴야 합니다만...
본 포스팅은 곡식으로 술 빚는 방법에 대한 게 아니므로 패스.


주의점

주의점 1. 산소가 안 들어가게 조심!

술+산소=식초

주의점 2. 그렇다고 밀봉해버리면 안 됨! 병이 폭발함!

알콜이 만들어질 때 이산화탄소도 뿜뿜하니까,
고압으로
유리병이 폭발하지 않으려면
넘쳐나는 CO2 기체가 병 밖으로 빠져나가야 됩니다. 안그러면 진짜 위험합니다.

특히 병이 유리병이라면, 유리 파편이 사람에게 쏜살같이 날아가 박혀서...
(혹시 '고작 기체때문에 유리병이 깨지진 않겠지'라고 생각하신다면, '엑기스 폭발'로 검색해보심이...)

뭐 너무 걱정할 건 없습니다.
바람 빠져나가게 병뚜껑을 살짝만 열어놓으면 안전하거든요.


준비물

마트에선 안 파는 준비물 설명하겠습니다.
(온라인에선 팜)


딱 3개입니다. 알콜 효모, S자 관, 실리콘 마개.

S자형 관 마개(발효 에어락)
집에서 대체품을 만드려고
온갖 용을 써 본 제가 장담하는데,

이건 돈 주고 사야 합니다.

위에서 설명했듯,
안전을 생각하면
바람 빠져나갈 구멍이 뚫려있어야 되구요.
술의 퀄리티까지 생각하면
기체가 안→밖 일방통행인 게 이상적이겠죠.

그래서 필요한 게 에어락(S자 관)입니다.

S자 형 관
안에 물을 채워 병마개 대신 꽂는다
가스가 생성돼도
최저수위에 다다르면 기포로 뽀그르르 올라올 뿐, 밀봉상태는 유지된다

해외 homebrew 사이트에선 걍 심플하게
뚜껑을 끝까지 안 닫고 살짝 풀어두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거품이 넘쳤다가 말라붙지 않게
관리할 자신이 있다면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다만, 빨대자작 S자관을 만들어 쓰는 건 비추입니다.

빨대로 자작할 경우. 어째선지 물이 물기둥인 채로 끝까지 쭉 올라가 넘쳐버린다

(빨대의 본래 용도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일지도요.
물기둥이 자꾸 한쪽으로 무너져 흘러내리면 어떻게 빨아먹겠어요?)

고로, 빨대 에어락을 자작해서 꽂았다간
다음날 아침에 대참사가 일어나 있습니다.

대참사

효모거품이 낭낭한 설탕물이
병 주변에 덕지덕지 말라붙어있고,
S자관은 S자관대로 텅 비어있으니
바깥에서 들어오는 잡균을 막을 수 없습니다.

구멍 낸 병뚜껑에 찢어진 고무풍선을
(심장 판막처럼) 한쪽구석을 조금 트여놓고 붙여서
내부압력이 높아질때만 일시적으로 고무가 늘어나면서
가스가 빠지는 형태도 생각해 봤는데요...
네, 술이 식초가 됐습니다.
풍선이란 의외로 다공성이더군요.


그런고로... 에어락은 사서 쓰세요... 제발

저 개인적으론, 전혀 S자관처럼 안 생긴
원통형 S자관(3피스 에어락)을 추천합니다.

분홍색: 통기구 뚫린 뚜껑 / 초록색: 분리세척 가능

원리상으로는 S자 형이랑 같은 구조인데, 씻기가 훨씬 훨씬 쉽습니다.

실리콘 마개

에어락을 꽂을 수직 구멍이 뚫린 병마개입니다.
이 역시 요리조리 용을 써봤는데...
잡균 관리와 밀봉을 동시에 해내기가 쉽지 않더군요.
(이건 '사쓰세요... 제발'이라고까진 안 하겠습니다.
근성으로 극복 가능할걸요?
일반 뚜껑에 정확한 크기로 구멍 뚫고, 철저히 소독하고...)

여기(링크)서 샀습니다.
광고 아닙니다. 내돈내산입니다.
전 그냥, 여기 기준으로

  • 소형 실리콘 마개=일반 술병
  • 중형 실리콘 마개=1.8L 콜라병, 2L 생수병

이란 걸 말하고 싶었을 뿐...

알콜 효모(알코올 발효 이스트)

Saccharomyces cerevisiae(ex-bayanus)

설탕/과당/포도당이 밥이고,
알코올이 똥인 미생물입니다.
정제된 건조 알코올 이스트를 뿌려놓으면
알콜 이스트가 혼자 당분 용액을 장악해서,
잡균 및 곰팡이가 발 디딜 틈이 없어지지요.


"잠깐, 이스트yeast라고요?
마트에서 파는 제빵용 이스트는 안 되나요?"

혹시 Google이
'bread yeast도 ethanol을 생산한다'
고 하는 걸 주워듣고
제빵용 이스트로 술을 빚을 생각을 하신 당신.
짜잔! 님이 하실 실수를 제가 대신 해드렸습니다~

구글이 말했을 겁니다.
베이킹 이스트는 '당신이 원하지 않을 유기산'도 같이 생성할 것이라고요.
저는 고집부렸죠.

"원할지 안 원할지는 내가 정해!"
"괜찮아 나 입 안 짧아!"
"술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홈메이드 와인을 한번 만들어보는게 목적이야~"


빵 이스트가 만드는 '원하지 않는 유기산'은...
식초와는 맛이 많이 달랐습니다...
맛 잘 안 따지는 저한테도 상상 이상으로
불쾌하게 거슬리는 맛
이었습니다.

'이상하다? 구운 빵에선 이런 맛이 안 느껴졌는데?'

아무리 취미로 빚는 술이라도,
결과물이 최소한의 퀄리티는 돼야 의욕이 솟죠...
양조용 효모는 사서 쓰세요... 제발


※번외편: 기타 영양분이 든 효모영양제(안 사도 됨!!)

위에서 '알코올 효모한텐
포도당이 밥'이라 설명했습니다만,
사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인간 100명을 어디 넓~은 온실에 가둬놓고
포도당 수액 주면서 인구를 늘리라고 하면?
당연히 안 늘어납니다.

포도당으로 충족되는 건
숨쉬고 돌아다닐 에너지 뿐이고요,
새로운 세포를 이루려면(=번식하려면)
칼슘, 단백질 등등이 골고루 필요하죠.
새로운 아기가 태어나려면 뼈를 이룰 칼슘이랑,
살을 이룰 단백질 등이 필요할테니까요.

알콜 이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스트도 세포입니다.
세포를 이룰 구성 성분이 필요해요.

(그래서 외국 homebrewing계에서는
기타 영양분을 'body'라고 직설적으로 부르더군요.
알콜 효모균의 몸을 이루는 물질이니까...)


이러한 기타 영양분 농도를
인위적으로 맞춰주는 제품도 물론 나와있습니다. ↓

비료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즉, 효모영양제의 성분(이인산암모늄)은
알콜 이스트에게 필수적인 물질이긴 합니다.
근데도 전 필요물품 리스트에서 뺐어요.
왜냐면...
당분과 물으로 술을 빚을 게 아니고서야
필요가 없거든요.

제가 설명하려는 건 과일로 빚은 술인데,
과육이나 주스가 들어가는 시점에서,
'이스트의 몸을 이룰 기타 물질'은 충분합니다.
주스 성분이 과당과 물 뿐인건 아니잖아요?


코스트코 사과주스+알콜 이스트. 이산화탄소 거품이 부글부글 병 틈새로 새어나오는 중

준비물을 극한까지 간소화하려면
이 중 알콜 효모만 사면 될 겁니다.
극단적인 얘기로, 시판 주스에 알코올 이스트만 한소끔 뿌리고
뚜껑을 반쯤 열어두면 술이 되므로...

근데 관리가 귀찮더라구요.
자꾸 거품이 넘쳐 새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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