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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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 분자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인간이 먹는 알코올은 에탄올(=에틸 알코올=에틸 알콜=술).
에탄올 빼고 다른 알콜분자들은 인체에 입니다.

근데 랄빈이를 비롯한 알코올 이스트들은, 에탄올을 만들 때
극소량메탄올(=메틸 알코올=메틸 알콜=독)도 함께 만듭니다.

"뭐? 집에서 술을 빚으면 독약도 같이 나온다고!?"
아뇨, 걱정하실 거 없어요.
어디까지나 극미량이거든요.


그래도 굳이 걱정되셔서 메탄올 농도를 낮추고 싶다면,

  • 낮은 도수로 빚는다
    : 자기가 싼 똥(알코올)에 자기가 파묻혀 허덕이는 알콜효모는
    깨끗하고 맑고 자신있는 알콜효모보다 메탄올을 더 많이 생성합니다.
  • 알콜 이스트가 활성화하는 단계에 산소를 충분히 제공한다
    : 실은, 랄빈이가 활성화할 단계(병이 탁해지기 전)엔
    산소가 필요하긴 합니다.
    이 단계에서 산소를 넣어주면 랄빈이가 더 건강해지겠죠?

    다만, 우리같은 초보자들은 산소 넣어주려다가
    잡균 들어가거나 식초 될 위험이 더 크니까 이제서야 말하는겁니다.
    초반에 산소 안 넣어줬다고 술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고작해야 '발효가 며칠 늦어진다' 정도거든요.
  • 굳이 따지자면 과당&젖당보단 설탕&포도당이 메탄올을 만든다
    : 포도당&설탕은 깔끔한 육각형이라서,
    5각형이 하나 끼어있는 과당&젖당보단 삑사리가 덜 납니다.
  • 펙틴pectin 함량이 적은 재료를 사용
    : 펙틴 함량이 높은 재료로는 포도, 베리berry류가 있습니다.
    (그래도 우린 포도주를 잘만 마시죠ㅋ)
  • 저온에서 알콜발효
  • 냉장숙성 기간을 늘린다
    : 냉장숙성을 하는 동안 메탄올 분자가 어느 정도 파괴된다고 합니다.

라는 방법이 있긴 한데...
솔까 위의 조건은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미세한 차이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스트가 만들 메탄올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어요.
와인 이스트를 함께 넣고 발효시키는 이상,
(고농도 당분/알코올, 혹은 고온에 직접 닿게 뿌렸다든가 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에야)
다른 종류의 알콜효모가 끼어들 틈은 없을겁니다.

그러나... 홈메이드 와인의 도수를 높여보겠답시고

증류를 해서 증류주를 만들려 들었다간
얘기가 달라집니다.

일단 증류가 뭔지부터 설명할게요.
술=
잔뜩+알코올 약간+그 외 향기&맛&색깔 분자 아주 조금 인데요.
술의 도수를 높이려면? 물의 함량을 줄여야겠죠.
여기서 쓰는 방법이 술을 데우거나, 반대로 얼리는 겁니다.
물과 알콜의 어는점&끓는점 차이를 이용하는 거죠.

예를 들어, 술을 반쯤 얼리면 H2O부터 먼저 덩어리집니다.
극성분자 용액이니 물100% vs 알콜100%로 딱 갈리진 않지만,
먼저 얼어붙은 부분만 꺼내 녹여보면 확실히 도수가 낮죠.
남은 액체는 도수가 높고요.
다만 이 방식은 냉동실 온도가 아~주 낮아야 돼서
흔히 쓰이는 방법은 아니고요.

(오죽하면 부동액 원료가 알코올...)

역시 쎈 술 만들기엔 증류distillation가 메이저죠.
술을 끓이진 말고 따스하게만 데워서
김을 모아 식히는 겁니다.

참고로, 끓는점은
메탄올<에탄올<물입니다.
증류 중에 제일 먼저 나오는 게 메탄올이에요.
당연히
제일 먼저 나온 첫 잔은 메탄올 함량이 높아 위험하겠죠?
독(메탄올):해독제(에탄올)의 비율도 낮을테니 말입니다.

게다가 증류란 술 고유의 향미를 죽이므로,
개인이 취미로 해봤자 재밌는 결과는 안 나옵니다.
향미 분자는 그 자체로는 기화가 매우 잘 되지만
물 분자를 따라다니는 성질이 강해서
증류하면 술의 향미가 팍 죽거든요.

(보드카가 무미무취에 가깝다는 걸 생각해보세요.
위스키 향미도 딱히 술 자체의 것이 아니라
술을 넣어뒀던 나무통 맛입니다.)

한마디로, 위험하기만 하고, 재미는 없습니다.
그러니 증류주는 사드세요... 제발.
담금용 소주가 도수도 비슷하고 값도 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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