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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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링크: The Science of Esters in Wine
이미지 출처: 이라스토야(무료 이미지 제공 사이트)

1. 소독
우리 랄빈이 말고 다른 잡균이 번식하면 안 되니까요.
아니 뭐, 꼭 랄빈이 아니더라도,
랄빈이처럼 밥은 포도당이고 똥은 알콜
애가 번식하면 차라리 괜찮아요.

근데 맛없는 유기산이나,
악취 냄새 분자(ex.황화수소)를 똥으로 싸는...
여튼 우리가 '부패'라고 부르는
그런 반응을 일으키는 애가 증식하면
병째 버려야 됩니다.

자가양조에서 쓰이는 소독법엔 크게 두가지 방법이 있어요:

열탕 소독&화학적 소독.

열탕 소독은 물론
ⓐ끓는물에 담가서,
혹은
ⓑ끓는물에서 올라오는 증기를 쐬어서
빈 병 안의 미생물을 삶아죽이는 방법이죠.
이 방식의 단점은

  • 유리병의 경우, 온도를 서서히 높이지 않으면 유리가 깨질수도 있다
  • 유리병이 아닐 경우, 열로 인한 변성이나 환경호르몬의 우려가 있다
  • 귀찮다

가 있습니다. 그럼 장점은?
약품을 쓰지 않고 소독이 가능하다는 점이겠죠.

다른 소독법은 화학적 소독.
화학약품이라면 무슨 독약 같은 이미지입니다만,
그냥 소독이 되는 분자를 쓰잔 얘깁니다.
흔히 쓰이는 게 스프레이입니다.
식초의 빙초산 성분을 담은 스프레이나
약국에서 파는 의료용 알콜
(확실하게 정제된 에탄올 100%. 안전합니다)을
알콜:물=6:4로 혼합한 스프레이를
골고루 분무한 후, 괜히 씻지 말고
그대로 말려줍니다.

...사실 전 야매 소독법을 쓰는데요.

보드카를 병에 넣고,

뚜껑닫고, 흔들고,

도로 따라내는... 그런...

솔직히 별로 확실한 방법은 아닙니다.
명심하세요, 전 열탕소독도 같이 하니까
이 방법을 쓰는 겁니다.
여러분은 따라하지 마세요.

2. 발효 병 세팅
이전 포스팅에서 설명했듯이,
랄빈이에게 필요한 건 3가지입니다.

1.
2. 당분(포도당, 설탕, 꿀, 과일, 젖당)

3. 세포를 이룰 재료(=다른 동식물의 세포)

당도는

(11~13%가 가장 적당하지만요)
참고로 설탕은 부피 240ml=약 200g 안팎이라 합니다.
물은 상온에서 1ml=1g인거 다들 아시죠.

그 다음엔 별거 없습니다.
재료 다 넣고,
(물을 끓였다면 식힌 후에)
랄빈이를 한소끔 첨가하고,

(위에 설명했듯이,
빵 이스트랑 다루는 법이 비슷합니다.
처음 가루 상태일 때는 약해진 상태니까
극단적인 농도의 설탕이나 알코올에 닿아선 안 되지요.)

CO2가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병뚜껑을 사알짝 열어두거나,
발효용 에어락을 마개에 꽂아둡니다.

원하신다면 여기에 Rehydration이란 과정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건조상태인 효모를 그대로 투하하지 않고,
더운 설탕물에 한번 불려서 투하하는 건데요.
이걸 하면 랄빈이가 병 속 세계에
더 안정적으로, 빠르게 정착합니다.

랄빈이를 다룰 때 주의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Rehydration을 할 경우,
    병에 넣을 때 이스트 물과 병 속 설탕물의 온도차가
    10˚C 이상 나지 않게 주의.
    Cold shock로 랄빈이가 쥬글지도.
  • 랄빈이는 당분보다 먼저 넣지 말자.
    당분은 무거워서 밑에 깔리는데,
    랄빈이가 당분 밑에 깔렸다간
    물 한모금 못 먹고 가사상태가 유지된다.
  • 물을 끓여서 넣었다면, 어느 정도 식은 후에 랄빈이를 넣자.
    너무 뜨거워도 랄빈이는 죽는다.
  • 추운 곳보단 따듯한 곳이, 양달보단 그늘이, 염기성보단 산성이 낫다.

베이킹 이스트랑 다루는 법이 비슷하네요..걔도 너무 높은 농도에 닿으면 힘들어해서
반죽할 때 소금이랑 떨어진 곳에 붓고 그러잖아요.
하긴, 같은 효모류니까요.

그럼, 실제 발효병 세팅 예시를
두 가지만 들어보겠습니다.

코스트코 사과주스입니다.

총량은 296ml.
맹물은 아니지만,
무게도 296g이라 칩시다.

당분 39gram.
(옆에 39%는 농도가 아닙니다.
일일 권장량의 39%란 소립니다.)

이걸 토대로 당도를 계산해봅시다.
39÷296×100=?

약 13%.

위에서 설명했던 발효최적 당도인
11~13% 안에 딱 들어갑니다.
인류 역사에서 사과술이
일찍 발달한 이유가 있다니까요.

랄빈이를 쬐끔 넣고
(전 Rehydration은 안 합니다.
며칠 늦어지겠지만요.
온도 맞추기가 힘들어서요.)

뚜껑을 끝까지 닫았다가,
살짝 엽니다.
반드시, 꼭
약간 열어둬야 합니다.
기체가 빠져나갈 수 있을 만큼요.
안그러면 이산화탄소 가스 압력으로 유리병이 폭발하는 사태가...

처음엔 랄빈이 알갱이가
불지도 않은 채로 가라앉아있지만,


방구석 가구 틈에 두고 잊고있다가
며칠 후에 보면

CO2 기포가 병 틈새로
부글부글 새나옵니다.
매일 확인하며 닦아주고,
막히진 않았나 확인해주면 됩니다.


다음 예에선,
에어락 캡과 설탕물이 쓰였습니다.

750cc를 총량으로 잡고
당도는 최대인 20%로 하죠.

750g의 20%이면 설탕 150g. 저울 영점을 잡아서 그렇지, 설탕 150g+홍차잎 맞음

근데 이건 사과주스가 아닙니다.
이스트가 몸을 이룰 body가 없어요.
뭔가...식물의 사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다질링 홍차잎을 넣었습니다.
차(tea)엽도 알콜효모의 body로
꽤 흔히 쓰이는 재료입니다.

(제일 흔히 쓰이는 건 과일)

끓여서 살균한 물을 600g 투하하고

뜨거우니까 뚜껑 대신 유리소주잔

식히고,
알코올 이스트를 투하하고,
발효용 에어락 마개를 닫습니다.

덜 녹은 설탕 층이
투명한 층으로 바닥에 고여있고,

그 위에 이스트 알갱이가
안 풀린채 올라타있습니다.

이 상태로 며칠간 지연됩니다.
Rehydration을 하면 그럴 일이 없습니다만.



지금 만들고있는 민초맛 술에서
기포가 활발히 올라오고 있으니 한번 봐 주세요.
이거 보고있기가 은근 뿌듯합니다.

카카오 닙스+페퍼민트 허브티+설탕

발효 관련 팁을 주자면,
느리더라도 저온에서 빚은 술이
더 맛있을 공산이 큽니다.

사람들은 대개 꽃향기 계열의 향기보단
과일향 계열의 향기를
식용으로서 선호합니다만,
10°C~15°C의 저온에서 술을 빚으면
과일계열 향기 분자가 많이 생성되고,
거기서 온도가 올라갈수록
꽃 계열 향기분자의 비율이 높아집니다.

('와인은 춥게 빚어야 향긋하다'는 속설은
여기서 나온 겁니다.
사실 향기 분자 갯수만 따지면
고온에서 더 많은 향기분자가 생성된다고 해요.
그러나 저온에서 빚은 술에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맛있어하는 향기가 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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