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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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페이트 그랜드 오더도
NieR 전작도 안해본 백지상태의 유저입니다.
다소 짜가오타쿠라 할 수 있죠.

뭐랑 크로스오버했다는 건지도 모르겠음

그런 제가 3D 페그오라 불린다는
니어:리인카네이션(NieR Re[in]carnation)
을 플레이해봤습니다.

NieR Re[in]carnation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Google Play, Apple App Store

튜토리얼부터 굉장한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사람은 음악취향이 다 다른 법인데
앱 최초 기동시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단언하는 메세지를 띄우며,

'이 이름들 당연히 알지? 감탄스럽지?'라는듯한 2D 오프닝

일직선 이동&상호작용만
시키는 것치곤 쓸데없이 긴 오프닝.
요코 타로가 누군지 모르는
(저같은) 유저는 그저 멍때릴 뿐...

2D 스텝롤 다음에
본격적으로 3D 튜토리얼이 시작되는데
여기서도 딱히 더 배울 기능은 없고,
스토리 설명(이라기보단 상황 설명)이 메인입니다.

글쎄, 감옥이라고 쓰고 cage라고 읽는 모래유적에서

'목소리를 비롯해 많은 걸 잃었다'고.

대사 선택지에 "......"밖에 없는
말못하는 꼬꼬마 애기더러

유령 마스코트(자칭 '엄마')

'엄마'의 안내에 따라
토토로에 나올거같은 검댕생물
(단, 조鳥류형)
로 더럽혀진 허수아비를 닦으래지 뭡니까?

닦는 방법요? 분해돼서요...-_-

엄마: 응 분해되니? 다녀와^^

'엄마'는 친절하지만
유저가 보기엔 묘하게 쎄합니다.

나름 걱정도 해주고

급 메타발언

갑자기 개그캐가 돼서 제4의 벽을 깨기도 합니다.
(실제로 조작방법이
하고프의 '쁘니콘'과 똑같음)

갓 만든 계정에서만 돌릴수 있는 현질한정 가챠

근데 자꾸 아무 생각 하지 말래요.
주인공을 보호하기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속이기 위해서일까요?
섀도 하우스같은 쎄함이 있습니다.


솔직히 자유도는 전무합니다.
이야기는 이미 정해져 있고,
우린 그냥 관객이에요.
단일 루트를 직진할 뿐이죠.
때문에 맵 이동이 매우 지루해져요.

자기들 딴엔 어떻게든 유저들이
3D 이동에서 게임성을 찾게 하려고
검댕새 찾기를 맵에 숨겨뒀습니다만...
저같은 모바일 유저한테 일부 검댕새는
그냥 검은 점이에요.
공략 안보면 어차피 불가능이더군요.

그래도 단일진행을 위한 편의시설(?)은 잘 돼 있습니다.

시점조절 불가능

위의 경우,
카메라 시점이 나선계단을 정면으로 향해서
이걸 타고 올라가야 한다는 메세지를
말 한마디 없이 직관적으로 알려주죠.


허수아비 하나 닦을 때마다
그림동화책을 한 챕터씩 읽어줍니다.
처음에 나온 스텝롤처럼 2D 형식으로요.
이걸 읽는 재미가
(저한텐) 이 게임의 유일한 재미입니다.

엄빠없이 단둘이 사는 자매들
"근데 마을을 내려다보니 불타고 있었습니다(?!)"

이쯤되면 "마을로 왜 돌아가!
그냥 숲속에서 먹고자며 버텨!"소리가
육성으로 나옵니다만...
등장인물이 마을로 돌아가본다는
선택을 해버린 이상,
그저 독자에 불과한 유저들에겐 선택권이 없습니다.
(숲 방향으로 돌아가봤자 아무 스토리 진행도 안 돼요)


전투는.. 어렵다고 해야하나, 쉽다고 해야하나?
로오히 류 게임처럼
'민첩'패러미터에 영향받는 턴제
...인데, 실시간 턴제입니다.
턴 돌아올때마다 공격을 누르래요.

다행히, 자동전투도 있고
자동전투 꺼도 평타는 자동으로 나갑니다.
(안 그랬으면 리듬게임 됐겠죠-_-)

...이걸 잘 만들었으면 재밌었을텐데...
유감스럽게도 재밌진 않네요.

우선, 게임이 묘하게 불친절합니다.

다음 턴, 다다음 턴이 누구일지를
화면에서 따로 표시해주질 않아요.

그리고 튜토리얼이 불친절해서,
유저들의 소소한 착각의 여지가 있습니다.
(제 경우엔 덱에서 캐릭 갈아끼우는 방법을 몰라서 한참 헤맸습니다.
어째선지 근거도 없이 캐릭 갈아끼우기만 방식이 다를거라 믿었죠.)

무기 갈아끼우는 화면에서 캐릭터도 갈아끼울 수 있음

총평: 연출 좋은 잔혹동화 그림책.

오프닝부터 자신만만할 만 해요.
슬프고 아름다워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드엔딩이나 고구마보단
해피엔딩과 사이다를 선호한단 말입니다.

물건너 막장썰 번역 블로그나
운영하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전 해피엔딩이 취향입니다.
저 아니라도 대부분의 사람이 그래요.
구글 검색어 트렌드를 분석한 통계학자가 쓴 책에도 나와있어요.
'나는 사람들이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걸 좋아할 줄 알았는데,
구글 검색어로 그들의 솔직한 속내를 들여다보니
의외로 순한맛 취향이더라'라고요.
(제 블로그야 훈담번역 해봤자
막장썰번역보다 조회수가 안 뽑히지만,
그건 제가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그런거고)

제가 이놈의 지루한 전투를
꾸역꾸역 하는 동기는
그림책 등장인물들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거 좀 보려는 건데,
제가 나름 꽤 진행했건만
이놈의 그림책이 해피엔딩인 꼬라지를 한번도 못 봤습니다!
이쯤되면 눈치채죠.
'아... 이거 끝까지 읽어봤자
몰살 or 그 비슷한 꼴 나겠구나...'

그래도 자동전투로 다 통과되니까
아직까지 안 접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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