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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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모님이 무덤까지 가져갈 새까만 과거 part.4(일본어)

76: No Name: 16/08/24(수) 12:12:51 ID:dmM
망상장애가 있는 엄마와 껌딱지모녀 상태였던 시절에
같은동네 사는 아는오빠의 혼담을 깨트릴뻔 했음.

엄마: "ㅇㅇ군(이웃집 오빠)이 뫄뫄대(명문대학교) 법학과생이래"
(이건 사실임)
엄마:
"ㅇㅇ군이 솨솨기업(대기업)에 취직했대"
(이것도 사실임.
ㅇㅇ군의 할머니가 신나서 자랑하고 다녔음.)
엄마:
"ㅇㅇ군이 너에 대해 물어보고 다녔대.
너한테 관심있나봐!"
(이건 엄마의 망상)
엄마:
"ㅇㅇ군이 자기 가족들한테
네 남친이 되고싶고,
장래엔 너랑 결혼하고 싶다
고 말하곤 해!"

(이것도 순전히 엄마의 망상)

밝고 상냥한 ㅇㅇ군을 어릴적부터 동경했던 것도 있고,
재수생이라는 이름의 히키코모리로
청소도 안하는 지저분한 부모님 댁에
틀어박힌 것도 있고해서,
엄마의 망상을 그만 믿고말아서,
나도 ㅇㅇ군과 사귈 마음이 들게 된 상태였음.

아버지야 뭐, 옛날부터 집에 있어도
그 누구와도 일절 얘기하지 않는 분이라
우리 대화에 대해 아무말도 없으셨음.

엄마는 머리가 이상하다는 걸
당시엔 어렴풋이 눈치챈 때였지만,
본래부터 친구도 잘 못 사귀고,
집에서 엄마하고만 얘기하는 나날을 보내다 보니
엄마와의 유대관계를 끊지 못했고,
결국은 엄마의 망상에 물들고 말았음.

어느 날, 장보러 나갔던 엄마가
얼굴색이 확 바뀌어 돌아옴.
ㅇㅇ군네 집앞에 멋진 자동차가 세워져 있길래
무슨 일인지 물어봤더니,

"ㅇㅇ군이 여친과 함께 귀성해서 부모님께 소개중"이라고.
"ㅇㅇ군은 너랑 결혼할 예정이었는데! 바람피웠구나!!
걸레년의 유혹에 잘못 걸려든거야!!
지금 당장 항의하러 가자!!"라고.
평소에 늘 입던 실내복 차림으로
엄마한테 팔을 잡혀 끌려가서,
자동차에 타고, ㅇㅇ군의 집으로 갔음.

거기까진 기억나는데, 그 이후의 기억이 없음.
인근에 퍼진 소문에 의하면,
엄마와 난 역시나 ㅇㅇ군 집에 쳐들어갔던 듯.
ㅇㅇ군과 그 가족한테야 당연히
싸이코 모녀인 걸 바로 들켰지만,
ㅇㅇ군이 데려온 여자분은 화내며
그날은 돌아가 버렸다고 함.
그걸 보고 우리 엄마는 기뻐했고,
그 후 ㅇㅇ군의 가족이 경찰을 불렀다 함.
그리고 경찰은 엄마만 끌고갔다나.

그 다음으로 기억나는 건,
'ㅇㅇ군의 친구의 친구'라는
수수께끼의 여성의 집에서 그 여자분과 얘기한 것.
아마도 심리상담사나 그 비슷한 일을 하시는 분이었던 듯.
"ㅇㅇ군 집에 오기까지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나,
평상시의 생활상이나, 가족과의 관계
여러가지를 질문하셨음.
이야기하다 보니 어째선지
'아 몰라, 다 필요없고, 일단
한시빨리 부모님과 떨어지고 싶어'라고 느끼게 됨.

큰고모(아버지의 누나)가 한분 계신데
그 분은 옛날부터 우리 부모님께 여러모로 의견을 내시는 분이라
우리집엔 출입금지 상태였는데,
일련의 사건 후 큰고모가 나를 마중나오심.
이후 부모님 댁엔 안 돌아가고
큰고모 댁에서 살면서 공부하다가,
전문대를 나온 뒤 취직해서 큰고모 댁을 나왔음.

지금 난 행복하게 살고있는데,
사실 ㅇㅇ군에게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또 접근했다간 불쾌해하지 않을까'라든지,
'ㅇㅇ군 댁에 가려면 아직 부모님이 살고있는 동네에 가야할텐데'등,
여러모로 생각하다가 결국은 안 하게 됨.

돌아가버렸던 ㅇㅇ군의 여친은 그 후에
금방 오해를 풀고 ㅇㅇ군과 결혼했다고.
큰고모는 몇년 전 병으로 돌아가셨음.
평생 독신으로 사셔서, 마지막 가시는 길은 내가 배웅해드렸음.

77: No Name: 16/08/24(수) 12:36:14 ID:6ij
>여러모로 생각하다가 결국은 안 하게 됨.
그게 좋을듯

79:76: 16/08/24 (수) 17:35:53 ID:dmM
>>77
사과해봤자, 사과 자체가 민폐겠죠.
죄송한 마음은 진짜지만요.

78: No Name: 16/08/24(수) 13:49:57 ID:uqa
>>76
그 여자, 사람이 좋네.
결과적으로 76의 인생도 좋은 방향으로 바꿔줬고.

79:76: 16/08/24 (수) 17:35:53 ID:dmM
>>78
사람도 괜찮았지만, 그 이상으로 유능한 분이셨어요.
얘기하다 보면 머릿속의 안개가 개이는듯한 느낌이었어요.
기억이 흐릿하고 큰고모님도 돌아가셔서 자세한 사정은 이미 알 길이 없게 됐지만,
아마도 ㅇㅇ군이나 ㅇㅇ군의 가족이 날 동정해 심리상담사에게 보내주고,
그 결과 알게 된 큰고모께도 연락해 주신 거 아닐까요.

출처: 사모님이 무덤까지 가져갈 새까만 과거 part.4(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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