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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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익명 @ 오픈 : 2017/09/12 (화) 15:04:56 ID : IWq

내가 초등학생일 때 부모님이 이혼.
20살 때 친할머니(친할아버지는 돌아가심)한테서 "꼭 축하선물을 건네고 싶다"는 연락이 여러 번 있어서 할 수 없이 우리 집 사정을 아는 친구랑 같이 할머니댁에 갔어.
생존 확인을 겸해서 만나러 간 내가 바보였지.

할머니댁에 가니 어째서인지
양아치스런 차림새의 여자+2,3살쯤 되는 애+여자의 아버지와
내 친아버지가 기다리고 있었어.

내 옆에서 방긋 웃고있는 친구를 자기 딸이라고 착각하길래
"어머니를 죽이려 한 놈이 눈앞에 있는데
딸이 생글생글 웃으며 재회를 기뻐할 거 같나요?

무슨 염치로 만나러 온거야 X발"

아마 이거보다 더 쌍욕섞어 말했을걸. 친구가 말리길래 벙찐 그새끼들과 당황하는 할머니는 냅두고 바로 돌아왔어.
할머니가 나한테 전화해서 사과했어.
무슨 생각이었는지 물어보니
내가 기뻐할 줄 알고 아버지를 불렀다고.

병원 다니면서 낫긴 했지만 PTSD와 공황장애로,
당시 초1학년이었던 내가 백발이 될 만큼

악영향밖에 안 남겼으니 얼마나 개새끼인지 알겠지?

저런 새끼랑 피가 이어져 있다는 게 혐오스러워서
그때부터 계속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가라앉질 않는데.
그 빌어먹을 아버지와 수십년만에 눈물의 재회!를 하면
내가 기뻐할 거라고 진심으로 믿었댄다.

나한텐 백해무익이고 짜증나니까 전화를 뚝 끊고 휴대폰에서 할머니의 전화를 착신거부.

그런데, 25살때 어머니의 휴대폰에 할머니가 연락함.
보통 말야, "오랜만, 잘 있었어?"정도는 말할텐데
첫마디가 "(내 이름)쨩은 지금 사귀는 사람 있니?"였음.

수상해하면서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라고 어머니가 전하자
"그래 ..."라며 그대로 전화를 끊더라고.

전화가 있고 얼마 후, 통통하고 거동이 수상한 아저씨가 내 직장에 찾아왔어.
전혀 모르는 아저씨였는데, 빈 방에 안내해 자세히 들어보니 이자식은 아버지와 재혼한 불량녀의 오빠였음.
할머니가 걸어 온 전화는 이자식과 나를 맞선시키기 위한 것.
맞선 얘기가 전혀 진척이 없길래
흥신소를 고용해 내 뒷조사를 해서
몸소 찾아와줬다, 라고 한다.

와 진짜, 너무 뜬금없어서 뭔 소린지 모르겠네.
내가 모르는 데서 40대 직전인 아저씨와 혼담이 나오고 있었다니.

  • 애초에 나는 맞선 얘기가 나왔던 거 자체를 모르고, 결혼을 생각중인 남친이 있다
  • 설령 나한테 남친이 없다해도 맞선따위 안 할거며, 미안하지만 당신과 사귀는건 내겐 고려조차 안할 일이다
  • 내가 무슨 죄로 그 빌어먹을 아버지의 후처의 오빠랑 결혼해야 되는데!
  • 사람을 맘대로 뒷조사하는건 또 뭐야? 소름끼쳐

등등, 기억하는 한은 냉정하게 말할 셈이었는데,
흥분해서 엄청 더러운 말투로 말해버렸고,
맞선 상대로 생각했던 연하한테 혼나서
다 큰 아저씨가 울먹울먹.
좀 불쌍했을지도?


향후 이쪽에 얽혀오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돌아가서,
직장에 모르는 아저씨가 왔었다고 어머니한테 말해서
어머니도 할머니를 핸드폰에서 차단함.

남이 됐다곤 해도 한때는 시어머니였으니
무슨 일이 있을 때를 대비해 일단 연락을 안 끊고 있었는데
이리 될 줄은 몰랐다고, 어머니가 사과하더라....

복잡한 일을 키보드 두들기듯 막 써서 읽기 힘들었다면 미안.
내 안에 여러가지 것이 폭발한 아수라장이었어.
당시 불량녀의 아버지가 어째선지
돈을 건네려 했는데, 이러려고 그랬나
싶지만
걍 내 억측일지도.

남매의 아버지가 습격해오는 건 아닌가 경계했지만
그때 이래 아무 일 없이,
나는 결혼해서 전업주부가 되고 어머니는 재혼.

20살 때 아버지를 만난 건 어머니한테 입을 다물었음.
그냥 맞선 상대가 지멋대로 온 거라고 생각하심.

앞으로도 말할 생각은 없어.
굳이 기억해낼 필요 없는 ㅈ같은 경험이니까.


23살 때 할머니가 어머니한테 연락해서,
아버지가 암 치료→나을 무렵에 간염으로 죽었다
고 그랬지.
한창 귀여울 나이의 자식을 남기고 가다니 필시 원통했겠네.
나야 뭐 꼴좋다는 생각밖에 안 들지만.


이제 그새끼는 없어졌다는 걸 알고 해방이다 싶었는데, 어쩌다 이리 된걸까.

죽고 나서도 민폐 엄청 끼치는 놈이었어.

이젠 남이고, 더이상 얽히기 싫으니까 이대로 아무 연락없이 살고싶다.

7 : 익명 @ 오픈 : 2017/09/12 (화) 15:51:46 ID : 9wx
>> 5
> 좀 불쌍했을지도?
당시 쓰니는 25살이고, 상대는 30대 후반이지?
나이차가 10살이 넘는 여자 상대로, 아무래도 미심쩍다는 생각도 없이 뻔뻔하게 만나러 오는 시점에서 그놈도 꽤나 머리 이상한 놈이니까 자업자득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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