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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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지나가던 익명: 2016/12/22(목)
나도 모르던 틈에, 나 때문에
한 가정이 개판된(걸지도 모르는) 이야기.

출처: 지금까지 겪어본 개판 5분전을 말하라 32화

같은 직장 남자선배 A랑은
나이도 비슷하고, 술 취향도 맞아서
자주 같이 술 마시러 갔음.
기본적으론 다른 선배들도 끼워서 여러명이서 마셨는데,
가끔 타이밍이 안 맞아서 둘이서 마실 때도 있었음.
나야 A선배를 좋아(Like)하고,
A선배도 날 귀여워한다는 게 느껴져서
업무 상담이나, 개인적 이야기까지 자주 했음.

A선배는 몇년 전에 임신을 계기로 결혼,
3세쯤 되는 애기가 있단 건 알고 있었음.
근데 평소에 가족들 얘기를 전혀 안 하는데다,
누가 술자리나 놀러가기를 권하면 반드시 참가했으니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 났음.

저번주에 A선배, 나, B선배 셋이서 출장을 갔는데
평소처럼 다 함께 술 마시다가
B선배가 화장실에 감.
그 때 A선배가
"아직 아무한테도 말 안 했는데"
라고 운을 뗌.
타이밍상 '전근간다는 얘긴가?'했는데,
선배 왈
"아내와 이혼하게 됐어"라고.

그것만으로도 쇼킹한데, 추격타가.

"난 예전부터 널 좋아했어.
이혼이 결정되면 나와 사귀어 줘."


B선배가 돌아와서 이야기는 중단됐지만
술이 확 깨는 동시에 머리가 어찔어찔함.
'이혼? 사귀어달라고?

혹시 나 때문에 이혼한거임?
그럼 애는 어쩌라고??' 하고, 혼란에 빠짐.

나도 A선배를 좋아하고 존경하고,
아마 사귀면 LOVE란 의미의 '좋아한다'가 될 거 같음.
근데 혹시 내 존재가 한 가정을 파괴했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면
내 마음속에 현재진행형으로 아수라장이 펼쳐짐.

출처: 지금까지 겪어본 아수라장을 말하라 32화

138: 지나가던 익명: 2016/12/22(목) 12:13:52.38 ID:BTqcBB4E
그냥 사람 자체가 결혼제도랑 안 맞는 놈 같은데?
님이 없었더라도 딴 여자한테 달려갔을테고,
만약 님하고 결혼한다 해도 딴 여자 좋아하게 될 남자라고 봄.


130: 지나가던 익명: 2016/12/22(목) 12:15:14.53 ID:bqkcuzBl
야 관둬관둬 그 남잔 아니야
여러 의무로부터 도망칠 놈임

133: 지나가던 익명: 2016/12/22(목) 12:38:21.93 ID:/sy4kHvS
128이랑 결혼해봤자 맨날 딴 여자랑 술 마시러 가면서 대화로 꼬실 듯?
한창 귀여울 세살바기를 내팽겨치는 게 가능한 놈임. 때려쳐.

131: 지나가던 익명: 2016/12/22(목) 12:16:05.42 ID:30e9nQYT
이건 좀 아니지~ 아냐아냐
아무리 지킬 순서는 지킨다 해도,
결과적으론 '남의 남편 빼앗은 이상한 여자'가 된다고

132: 지나가던 익명: 2016/12/22(목) 12:31:55.15 ID:bRWIx1nK
말로는 이혼한다 이혼한다 하면서
끝까지 안 하는 수법 아님?

134: 지나가던 익명: 2016/12/22(목) 12:45:05.27 ID:/sJ1Tyqn
근데 유부남이랑 단둘이 술 마시러 가는 128도 좀.
그러니까 남자가 착각해서 급발진하지.

136: 지나가던 익명: 2016/12/22(목) 14:31:02.48 ID:pr8xxC+R
성욕 배출구로 쓸 수 있으니까 그러지.
님의 호의를 간파해서,
공략하기 쉽겠다 여기는 거임.
설령 진짜로 이혼한다 쳐.
그 선배한텐 '편리한 여자'는 님 말고도 또 있을 걸?

138: 지나가던 익명: 2016/12/22(목) 14:52:06.09
여러분, 댓글 감사합니다.
방금 선배한테서 메세지가 왔어요.

"너 때문에 이혼하는 건 아니야.
책임감따윈 느끼지 않아도 돼."

'나 때문에 이혼…'
'책임지고 사귀어야 되는건가?'하고 생각중이었던지라
좀 안심되네요.

말로만 이혼한다면서 질질 끌 가능성도 있고하니,
확실히 이혼하고 회사 내에 발표할때까지
이번 일은 모르는 척 하려구요.

일단 단 둘이 술 마시러 가는 건 앞으로 피하겠습니다.


140: 지나가던 익명: 2016/12/22(목) 14:54:26.92 ID:dKZMIw+j
어 그리고 명예를 위해 못박아 두자면,
전 선배랑은 육체관계나, 그에 준하는 어떤 행위도 일절 없었습니다.


'애가 세살인데 맨날 술자리니 뭐니 놀러다니는 선배'를 어떻게 존경할 수 있는 건지 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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