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한 아기냥이를 입양보낸 집에 내가 장가들게 된 사연[2ch/5ch 훈담 번역]

출처: [추억을]다들 처음에 어떻게 만났어?[되살려봐]21(일본어)

61:NoName: 2017/01/20(금) 00:50:28.73 ID:bVFsEIlKx
오늘, 임신이 매우 어렵다던 아내의 뱃속에 새생명이 움터서
기쁘니까 아내와 만난 썰 푼다.

5년 전의 초봄.
아기 고양이 2마리를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주웠다.
두마리 다 아직 눈도 안 떠졌으니, 태어난지 하루쯤밖에 안된 듯?
일단 부모고양이를 30분쯤 기다려봤지만 나타날 기색이 없고
까마귀가 전깃줄에 앉아서 나를 경계하면서도 아기고양이를 노리고 있었으므로
내가 보호했다.

62:NoName:2017/01/20(금) 00:51:30.09 ID:bVFsEIlKx
애완동물이 금지된 아파트였지만 집주인과 협상해서 어떻게든 허가를 받음.
인터넷, 서점, 근처 동물병원에서 아기 고양이 키우는 법을 배우면서 양부모 모집을 시작.
포스터를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자주 가는 마트의 게시판에 붙여달라고 부탁했다.
주운지 2주 만에 연락 준 사람이 지금의 아내였다.

그때 "이유식을 떼고 화장실 훈련을 마치면
그쪽 집에 시집장가 보내겠습니다.
그때까지 기다려주시겠습니까?"라고 했더니,
아내는 "그 표현 왠지 좋네요. 저라도 괜찮다면 도울게요"라는 답을 듣고,
그때부터 아내는 가끔 고양이를 돌보러 장모님과 함께 우리 집에 찾아왔다.

63:NoName:2017/01/20(금) 00:52:57.08 ID:bVFsEIlKx
그리고 2달쯤 후 두마리는 아내네 집에 데릴사위/며느리로 잘 들어갔다.
어쩐지 강렬했던 두달이라 두마리가 가고
아내도 만날 수 없게 되자 갑자기 그날은 쓸쓸해진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 외로움은 다음날 아내가 보낸 문자로 확 날아간다.
아내는 하루 한 통씩 꼬박꼬박 고양이들의 사진을 보냈으니까.

그로부터 한 달쯤 후 아내가 "요 다음에 두 마리를 만나러 오지 않으시겠어요?"라고 권했다.
즉시 오케이하고 만나러 갔더니 건강하게 잘 있는 두마리.
돌아갈때 장모님이 "혹시 사귀는 사람 있어?"라고 갑자기 물으셔서
어리둥절하면서 "없어요"라고 대답하자
"ㅇ코(아내 이름)! 없대!!"라고 큰소리로 아내에게 말했다.

64:NoName:2017/01/20(금) 00:53:33.71 ID:bVFsEIlKx
얼굴을 붉히며 뭔가를 가져오는 아내.
그런 아내에게 장모님은 "자, 어서 말하렴."이라고 재촉했다.
아내는 수줍어하면서 "저, 이 편지를 읽어주세요.
그리고 이걸 받아주시겠어요?"라며
편지와 털실 목도리를 건네받았다.
나한테 원래 있던 목도리는 두마리를 주웠을 때
춥지 않도록 골판지 상자 안에 넣어줬었다.
그걸 알고있던 아내가 남은 털실로 만들어준 거였다.

편지를 돌아와서 읽었다.
아내가 자기 얘길 썼는데, 두 마리를 키우면서 날 좋아하게 되었다고.
혹시 남친이 되어주진 않겠냐고 쓰여 있었다.
나도 아내를 이성으로서 의식하게 됐었고,
아내가 내 여친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고민했다.
하지만 아내가 보낸 사진에서 아내의 미소를 보았을 때
"아, 난 아마 이 미소에 반한거구나."라고 깨달았다.

이후 장인어른께도 처음으로 인사드리고
아내와 우리 부모님 성묘도 간 후 기쁘게 결혼했다.

출처: [추억을]다들 처음에 어떻게 만났어?[되살려봐]21(일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