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출처: 지금까지 겪어본 아수라장을 말하라【16탄】(일본어)
이미지 출처: 무민 Fandom 위키
2:무명씨@오픈 2016/01/12(화) 19:29:41 ID:0mp
옛날얘기임.
대학 동창 중에 A란 놈이 있다.
A한테는 정해진 집주소가 없다.
누군가의 집에 얹혀살다가 싫증나면 다른 집으로 옮겨간다.
A는 스너프킨 같은 떠돌이이기도 했다.
대학엔 거의 안 오고 술자리랑 알바에만 집중하다가
알바비가 모이면 해외로 훌쩍 떠났다가 또다시 훌쩍 돌아와서
여행선물 대신에 이야기를 잔뜩 들려준다.
행동력 있고, 아시아 각국의 정치 상황에 밝고,
세계견물이 넓지만 잘난체 안하고,
술자리에선 거시기 털을 불에 태우는 등 털털한 성격인 A는
우리들의 동경의 대상이자, 어찌보면 살아있는 이상형이었다.
그러나 우리도 나이가 들고, 졸업해서 취업.
A는 변함없이 자유인 생활을 계속했다.
회사의 노예가 돼서도, 아니 그러니까 더더욱,
우리는 A를 동경했다.
우리는 A가 귀국할 때마다 A를 중심으로 술자리를 가졌다.
A는 각 나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우리는 "묵고가고 싶은만큼 마음껏 묵어"라며
A를 우리들 아파트에 재워줬다.
3:무명씨@오픈 2016/01/12(화) 19:30:13 ID:0mp
근데 20대 후반이면 하나둘씩 결혼한 놈이 생긴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 후에 A를 새 집에 초대했다.
해외생활이 길어서 그런지, 식사중에 손으로 코를 푸는 등
A의 위생관념은 현지의 일본인들과 좀 달랐다.
거기다 아시아에서 경험한 매춘 얘기 같은건
안 듣는데서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친구 아내들 앞에서도 거리낌없이 했다.
대부분의 아내들이 A를 싫어했다.
그럴 때 사과하는 남편들이랑,
"내 친구에게 실례잖아!"라며 화내는 남편들 이렇게 둘로 갈렸다.
A는 부부싸움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고른 집에서 자기 원하는 만큼 자고갔다.
3명의 아내가 친정에 돌아갔고, 그 중 두 사람이 이혼했다.
나는 모솔남이었지만 30대에 어찌어찌 결혼에 성공했다.
결혼 후 A가 귀국해서,
늘 그랬듯 귀국 환영회에서 술 마시고,
A가 자기 거시기로 펼치는 개인기를 즐겼다.
A는 "너네 집에서 좀 재워줘"라고 했지만, 난 거절했다.
그러나 A는 어거지로 택시에 올라타서 따라왔다.
난 결코 A가 싫은 건 아니었다.
다만 난 인기없는 남자니까 이혼만은 절대 하고싶지 않았다.
결혼하고 나서 사고방식이 바뀐건지, A에 대해 예전만큼 동경하던 마음도 사라졌다.
임신한 아내 뱃속의 아이가 여자애란걸 알게된 덕에
11~12세의 여자애와 매춘했다는 얘기에도 혐오감을 느꼈다.
나는 집에서 먼 편의점 앞에서 택시에서 내려서
페이크&전력질주로 A를 따돌렸다.
A는 그 후 다른 친구(독신) 집에 묵었다 한다.
A는 딱히 화 안 난 모양이었지만,
자기 집에 재워준 그 친구가 나한테 "의리도 없는 새끼"라며 화냈고,
그 이후부터 나는 술자리에 잘 안 불리게 됐다.
A는 걔네 집에 2개월 묵다가 또 출국했다.
4:무명씨@오픈 2016/01/12(화) 19:30:26 ID:0mp
7년 후, A가 죽었다고 연락이 왔다.
마약 과잉섭췬지 뭔지로 죽었다고.
시신은 형제가 인수했다나 뭐라나. 장례식은 없었다.
어쩐지 A 추모회 같은 술자리가 열렸고 7년만에 나도 참가했다.
그 때 알게된 건데, 내가 모르던 7년동안
A는 5쌍의 부부를 추가로 이혼하게 만들었다고.
합계 7쌍.
A는 발이 넓었으니 대학동창 외의 관계에서
더 저질러댔을 가능성이 컸다.
"A가 죽었으니 일본의 이혼율이 떨어지겠네"라며
웃는 얼굴로 건배한 사회자도 A에 의해 이혼한 사람 중 하나였다.
몇 년이 더 지났을때,
옛 친구들 몇 명이 A네 가문의 무덤을 망쳐서
작은 기사로나마 신문에 실렸다.
이혼한 7쌍 중 세명이 술 취해서 저질렀다고.
"범행동기는 해묵은 원한"이라고만 실려있었다.
지금은 대학 동창을 만날 일이 없고,
무덤테러 후일담도 알 길이 없다.
하지만 그때 A를 재워주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16:무명씨@오픈 2016/01/13(수) 00:04:30 ID:BwS
인생 막 사는 사람이 몇 달이나 눌러앉으면
그야 마누라도 뚜껑 열리겠지.
자기 때문에 친구가 이혼했다고 들으면 보통은 자제할텐데.
글고, A가 원인이 돼서 주변 사람들이 이혼까지 하는 걸
다 보고 들었으면서 재워주는 친구들도 이상함.
설령 억지로 따라와도, 고작 며칠만에 쫓아내든가 할것이지.
20:무명씨@오픈 2016/01/13(수) 10:26:26 ID:O2Q
스너프킨을 예로 들지 말라구.
스너프킨은 그런 무례한 사람 아니거든.
A는 A대로 뻔뻔하지만, 뭐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치고 넘어가겠는데
장기간 자기 집에 재워주는 남편들이 이해가 안 간다.
아직도 이혼당한 게 A탓이라고 생각하고 있을듯.
- 출처: 지금까지 겪어본 아수라장을 말하라【16탄】(일본어)
- 이미지 출처: 무민 Fandom 위키(영어)
'해외썰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