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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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그 이후 어떻게 됐어요?45(일본어)
시리즈: 1편, 2편

984:NoName: 2010/02/24(수) 19:25:38
PC 정리하다가 메모장에 써둔걸 발견했는데
그러고 보니 뒷부분을 안 올려서 이제서야 올림.

토요일, 전남편에게 이혼 사실을 전함.
당일엔 전남편은 출근, 나는 휴일이라서
여동생의 남친, 여동생 남친의 남동생, 또 친구들이 찾아와줘서
얼마 안되는 이삿짐이지만 나르는 걸 도와줘서 월셋방에 옮겨놓음.

그리고 저녁에 남편에게 연락해서 모 음식점에서 기다리겠다고 함.
개인실에서 , 우리 부모님, 시부모남편이서 대화하자고.
시에미는 뭔가 되게 언짢아했다.
"갑자기 불러내다니... 미리 말해주지..."하고 싫은 티를 냈는데
막상 자리에선 "어머나~ 오랜만이네요"라고 인사하며
나한테도 "얘, A코, 부모님께 제대로 인사드려야지"라고 함.
살짝 울컥함ᄏᄏ "인사는 이미 했어요"라고 답하자
시에미는 또 살짝 기분이 언짢아짐.
그리고 전남편이 올 때까지 무거운 공기속에서 묵묵히 식사.

시부모가 꺼내는 화제에 우리 부모님이 전혀 맞장구를 안 치니
시에미가 울컥울컥했다.
시에미는 화장실 가더니 나한테
"당신 부모님 왜 저래? 사람이 말을 거는데 저런 태도라니.
갑자기 불러내서 이 모양이니 나도 화나."
라고 카톡 보냄ᄏ

985:NoName: 2010/02/24(수) 19:27:19
그러는 사이에 전남편이 도착했고, 아수라장 시작.
인사도 대충 끝내고
"다 모였으니 할 얘기가 있습니다.
얼마 전 (전남편)씨한테서 받은 이혼서류는
이미 제출하여 수리되었습니다.
저 집에서 내 짐도 찾아갔으니,
나머지는 부부공동 저금의 절반을 가져가겠습니다."
3명 다 입이 쩍ᄏ 친정부모님과 같은 반응ᄏᄏ

시애비가 "A코(내 이름)!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라길래
지금까지의 사정을 설명하다 보니 시에미가 뚜껑 열렸는데,
너무 꽥꽥거려서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음.
남편의 주장은 "그런 사소한 부부싸움으로 이혼이라니 인정할 수 없어.
먼저 이혼 얘길 꺼낸 사람도 나 맞고,
내가 이혼서류에 서명해서 당신에게 준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통수치기라니 비겁해.
애초에 난 이혼서류따윈 제출할 생각 없었어.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알잖아,
그런 중요한 일을 혼자서 마음대로 결정하면 안되지.
협박한 게 아냐, 단지 네 마음을 알고 싶었을 뿐이야."
대충 이런 느낌.
물론 하나하나 죄다 반박했지만.
전남편은 고개를 떨궜다.
'이새끼 뭐야...'하고 혐오감을 느꼈다.

이때 시에미가
"○○(우리 아버지 이름)씨!!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해욧!
그쪽 딸이 지혼자 멋대로 이런 짓을 저질렀는데!"
나 혼자 멋대로라니.. 댁네 아들이 이혼서류를(이하생략)

아버지는 "딸은 이제 다 커서 독립한 어른"이며,
"자기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실 수 있는 나이"란 점,
"부모가 딸이 정한 길을 막을 수는 없는 일",
"목적이 뭐였든간에 (전남편)군이 스스로 이혼서류를 썼다"는 점,
무엇보다 "본인의 의사가 확고하다"란 말을 꺼내자 다시 입을 다물었다.

986:984: 2010/02/24(수) 19:30:43
전남편이 울기 시작.
전남편: "A코... 내가 잘못했어, 정말로 그럴 생각은 없었어.
네 진심을 알고싶다는 이유로 그런짓 하지 말았어야 했어..
미안, 정말로 미안... 진심이야~!"라며 무릎꿇고 빌었다.
시에미 통곡. 아 밥맛떨어져.

뭔가 이러쿵저러쿵 말했음.

"결혼 후에 서로 시간대가 안 맞을 때가 많아서 답답했다"라나?
"업무가 익숙치 않아서 힘들었는데 이해해주지 않았다"라나?
"좀 더 단둘이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라나?
"집에 와도 아내가 없는게 스트레스였다"라나?
"그러니까 전업주부가 돼주길 바랬는데 퇴직 안해줘서 괴로웠다"라나?
"아이를 갖고 싶었는데 거절당했다"라나?
"좀 더 집안일에 협력해 줬으면 했다"라나?
전부 내 탓이냐ㅋㅋ

당연히 그 변명들 다 논파함.
"시간대가 안 맞느니 하는데, 함께 있는 시간은 결혼전보다 길어.
집안일도 분담하기로 해놓고 피곤하니 해서
틈틈이 결국 내가 거의 다 했어.
내가 일 안하면 실질적으로 생활이 불가능하니까
절대 짤리면 안되는 직장에서 야근을 요청하면 거절 못하지.
월급 명세서, 통장, 생활비 등을 늘어놓고
몇 번이고 설명했는데, 니 귀는 장식이냐?
쉬는날 빨래 개주거나, 자기 커피 자기가 타는 게
집안일에 협력하는 거냐? 웃기지 마.
그리고 전업주부가 되거나 애를 키울 경제상황이 아니라니깐,
그렇게 얘기해도 못 알아들었어?"
"하긴 그래", "언젠가 나 혼자서 온가족을
먹여살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라고 말한 건 뭐였는데?
너한텐 지쳤다, 진짜..."

987:984: 2010/02/24(수) 19:32:39
"애초에 그게 아니잖아.
당신이 말하고 싶은건 '우리 부모님 댁의 가정부가 되어주지 않는다'잖아?
'가정부가 돼서 내가 생색낼 수 있게 해주지 않는다'잖아ㅋ
내가 시댁에서 가정부 노릇을 안하니까 당신이 면목없고,
시어머니를 편안하게 해드리지 않는 내가 차가운 거고, 그치~ᄏ"
라고 하자 엄청 열심히 고개를 저었다.

'이게 다 날 늘상 나무랄때 하던 말이었지...'라고 생각하며 말을 멈추자
전남편은 울면서 "있잖아, 이제 그만하자? 응?
아직 2년밖에 안 됐잖아.

앞으로 애도 낳고 행복해질 일만 남았는데,
이런 별것 아닌 일로 싸워서 엉망으로 부술 것 없잖아...
응, 이제 그만하자... 응?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알아?ᄏ 있지.. 나 한심하지..ᄏ
나 그렇게까지 못 믿을 놈이었어?
제대로 대화할 마음도 안 생겨? 응? A코, 그런거야?ᄏ"
반울음 반웃음이 역겹다. 얼굴 구기고 있었더니 지가 되려 화내기 시작했다.

전남편: "억지쓰지 마!"
시에미: "맞아! 대체 머릿속에 뭐가 든 거야! 한마디 말도 없이 제멋대로 굴고!"
전남편: "아 됐어, 다시 혼인신고하고 올거거든!"
나가려고 하길래 "내 서명은? 절대 안 할 건데? 그리고 불수리 신고도 했어."
전남편이 "?"하는 표정이길래, 혼인 불수리 신고에 대해 설명함.

어쩌면 이번 대화의 자리에서
전남편한테 마음이 돌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되려 마이너스가 되버림ᄏ
그야 이혼서류는 암만봐도 윽박지르기용이잖아?
근데 "어떤 마음인지 알고싶었어" 이 지랄ㅋ
하는 변명이 전부 마누라 탓이고, 자기는 피해자란 소리에,
안 지킬 선거공약 뿐.
집안일에 협력이라니.. 진심으로 짜증나.
가장 중요점인 시댁 가정부에 대해선 "난 그런식으로 생각한 적 없어"
...어이가 없네. 결혼후 계속 이걸 주제로 싸워놓고!
없던 일로 치자는거냐?


988:984: 2010/02/24(수) 19:34:17
그야 "시댁 일 해라!"는 어떤 이유를 대든
자기한테 유리하겐 못 만들겠지만,
그렇다고 없던 일로 치고 도망가지 말라고.
"별것도 아닌 일갖고"라느니, "제대로 대화할 생각은 없었냐"라느니.
마치 아무 대화도 안한 것 같잖아.
몇번이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들다고 몇번이나 호소했지만
"당신은 며느리니까"이 한마디로 끝이었어.

난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언젠가는 알아주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상대편은 그럴 의사가 없었단게 참...
종국에는 허세용 이혼서류ᄏ
정떨어진다... 떨어졌다기보단
도려내짐

시애비는 고개를 숙인 채로 침묵하고,
시에미는 울고 있고, 전남편은 망연자실하고,
보기만 해도 피곤해.
시에미는 "내가 잘못했다.
뭐든지 해주니까 그만 의지해버렸어. 미안했어"
라고 사과했지만,
그토록 의기양양했던 게 의지한 거였다고?
그 표정은 하녀를 부려먹는걸 당연시하는 마님 그 자체였어.
에미랑 아들이 똑같네, 똑같아ᄏ

아버지가 "역시 변호사를 부르는 편이 좋겠군요.
제 3자가 개입하는 게 진행하기 쉬울 겁니다."
라고 하자 기가 팍 죽음.
아버지는 전남편에게 "난 자네가 우리 딸을
행복하게 해줄거라고 믿었다만......"
말문이 막혀서 말을 못 이으셨어... 친정 부모님껜 정말 죄송할따름...
그때까진 "앗싸~! 한단계 클리어~ 이얏호~ᄒᄒ"란 심정이었는데,
이 한마디로 팍 풀죽어버림...

990:984: 2010/02/24(수) 19:37:10
애들 데리고 술마시러 가기로 했었는데
기분이 안 내켜서 술값만 주고 왔어.
"생각보다 절차가 많이서 못 갈 것 같아! 미안!
다들 같이 마시고 와!"라고 밝게 굴었는데, 여동생은 좀 눈치깐듯.
그래도 일단 즐겁게 마시고 노래방 갔다왔대. 다행.


끝.
지금은 혼자서 아파트에서 살고 있고,
가끔 사과 겸 재결합 요청하는 카톡이 오지만
'눼이눼이' 생까는 중.
가구는 그쪽이,
저금은 (위자료라는 명목으로) 이쪽이 가져가기로 결정됐다.
묘하게 침울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후련함.
시에미한테서도 사과받았다.
"왠지 정신이 나갔던 거 같다", "불쾌한 시어머니라서 미안해요" 등.
이혼했으니 상관없지만.

993:NoName: 2010/02/24(수) 19:46:09
사과할거면 처음부터 하지 말라고.
시댁 식구들 죄다 얼간이라 개짜증남.

이혼 축하염

998:NoName: 2010/02/24(수) 19:54:39
객관적으로 보면 너무 바보같지만,
이런 남자는 지가 이혼당하는 게 무서우니까
상대도 무서워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듯.

출처: 그 이후 어떻게 됐어요?45(일본어)
시리즈: 1편, 2편

이 시월드는 왜 친정아버지가 자기들 편을 들어줄거라고 생각한 걸까요...?
그리고 역시나 2년동안 '대화'한 거 기억못하고
갑자기 왜그러냐 대화하자 드립치는 전남편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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