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먼 친척 남자애가 친척들 놀림만 믿고 내가 자길 좋아하는 줄 알다가, 아니란 걸 깨닫자 난동부린 썰[일본 2ch/5ch 막장썰 번역]
수다줌마 2020. 2. 1. 21:56출처: 지금까지 있었던 최대의 아수라장을 말하는 글타래5(일본어)
173:익명@open: 2015/05/30(토) 21:01:38 ID:5XK
할매할배들이 부둥부둥하는 모솔남이랑
어거지로 엮일 뻔 했다든지,
엄마들끼리 친하다고
기분나쁜 남자랑 짝지워주려 들었다는
등의 아수라장 썰을 읽고,
혹시 나(여자)는 이런 썰에 등장하는 남자들 포지션이 아니었을까 싶은 아수라장.
깡촌에는 놀거리가 적고 친족관계가 끈끈하다.
시간이 남아도는 인간들은 가십거리를 너무너무 좋아하게 되는 모양이었다.
젊은이들의 사랑 얘기가 특히 최고이며,
"앗싸☆ 다리 놔주자(반짝반짝)"가 정말 재밌는 모양이었다.
뭐 그치만 이 사람들이 진짜로 성격이 나쁘다는 건 아님.
오지랖이 쓸데없이 넓을 뿐이고,
실제로 결혼까지 이른 사람들도 있긴 하다.
(원래부터 서로 좋아하던 초식계* 두명이라나)
(*초식계: 연애에 적극적이지 않은 타입)
그런 실적도 있는 탓에 무턱대고 이어주고 싶어한다.
초등학생 시절에 그런 귀찮음을 눈치챈 관계로,
참견쟁이 친척들의 눈에서 벗어나려고
친척들이 모일 때만 굉장히 촌스럽고 과묵하게 굴었다.
일부러 뒷머리에서 가져오면서까지
앞머리를 길게 늘어뜨려 부스스하게 묶고,
등은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목욕을 이틀쯤 안해서 어두움과 불결함을 강조함.
부모님은 내 컨셉에 맞춰줬고, 친척들 보는데서
"넌 나이가 몇살인데"라고 일부러 설교해주곤 했다.
좀 지나쳤는지, "미용실 좀 가라"라며 용돈 주는 친척도 있었다.
174:익명@open: 2015/05/30(토) 21:03:05 ID:5XK
고등학교는 현지 밖에 있는 데로 갔다.
패션도 연애도 즐겼지만,
고향에 돌아갈 때만 일부러 어두움&불결함을 강조.
근데 먼 친척중에 소꿉친구인 남자애랑 엮어주려 들었다.
어릴 적에 같이 논 적은 있지만 지금은 전혀 교류가 없는 그 남자애는,
"이런 음침추녀랑은 싫어!"라며 질색하곤 했다.
친척들은 남자애가 도망치는 걸 재밌어하며 엮어주려 했다.
난 반응을 보이면 더 참견한다는 걸 아니까 무시했다.
그랬더니 내가 먼저 말을 걸거나 다가가는 것도 아닌데,
아니 아예 걔랑은 한마디도 안 했는데
그 남자앤 친척들이 없을 때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스쳐지나갈 때마다 "사귀는 사이 아니잖아",
"너, 착각하지마"라면서 쿡쿡 찔렀다.
화풀이 겸 견제를 하고 싶었던 듯.
걔 나름대론 필사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 말도 안하고, 그 애한테 다가가지도 않고,
그냥 계속 녹차 나르고 방정리하던 나한테
그래도 되는 건 아니지.
짜증나고 억울했지만 참고 계속 무시했다.
괜히 뭐라 했다가 말꼬리 잡고 늘어지면 귀찮으니까.
그런 느낌의 친척교류를 하면서 현지 바깥 대학에 진학해,
거기서 만난 사람과 결혼하게 됐다.
175:익명@open: 2015/05/30(토) 21:03:43 ID:5XK
이제 다 큰 어른이니까 제대로 차려입고 친척들 모임에 갔더니,
인사할 때까지 아무도 날 못 알아봄.
"어머나~ 예뻐졌구나!!"라고 칭찬받고 있자니
소꿉친구 남자애(애라 불릴 나이는 아니지만 편의상)가
멍한 얼굴로 날 보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결혼 보고를 했더니,
"아앙!? 난 모르는 얘기야!! 망상 좀 그만해!!"라며 남자애가 뚜껑이 열렸다.
"사귄 적도 없잖아!! 웃기지마!!"라고 말하며 끼어들길래
"대학에서 만난 사람과 결혼해요"라고 조용히 말하자,
잠시 벙쪘다가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분한 듯이 노려봤다.
내 약혼자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친척들한테 대답하고 있었는데, 등 뒤에서 쾅 소리가 났다.
"차였다고 그렇게 풀죽지 마, 착한 아이 소개시켜 줄 테니."
라고 위로한 친척을 남자애가 후려갈긴 모양이었다.
"너 때문이야-!!"라고 때리려고 달려들길래 도망쳤다.
이후 친척들은
"우리가 억지로 엮으려 든 게 잘못이지, 쟤(나)는 아무 잘못 없어."
라고 말해줬던 모양이지만, 남자애는 인정하지 않았고 사과도 안 함.
아직도 고향 현지에서 마주치면 째려보고, 나한테 욕한다.
176:익명@open: 2015/05/30(토) 21:12:16 ID:5XK
난 벌써 애가 둘 있어서 남편과 넷이서 걷는 모습도 봤을텐데,
그 남자애의 시간은 고등학생 때부터 멈춘 듯했다.
남편이나 애가 있을 때는 후다닥 도망가니까 괜찮다만.
친척들은 사과도 할 겸 결혼 선물이랑 출산 축하선물을 듬뿍 줬다.
병원 다닐때나 입원중에도 잘해줘서
덕분에 큰 도움이 됐고하니, 친척들에게 원한은 없다.
그치만, 소꿉친구 남자애를 어떻게든 좀 해 달라는 생각은 든다.
178:익명@open: 2015/05/30(토) 21:26:45 ID:EpE
뭐야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친척 중에 착각남이 있다니 힘들겠네
179:익명@open: 2015/05/30(토) 21:59:16 ID:5XK
고향 갈 일이 적지는 않으니 무섭죠.
지금은 별 피해 없습니다만, 요즘 뉴스를 보고들을 때마다
그가 나이들어서 한층 더 삐뚤어진다면 어떻게 되는걸까 싶어요.
그는 결혼적령기지만,
당시 소란피운 것과 그 이후의 기행 탓에
시집오는 여자애는 전혀 없음.
그 지역을 나가서 교제의 폭을 늘리면
친척이나 나는 어찌됐든 상관없어질 거 같은데
그럴 생각은 또 없나 봐요.
아들 둘하고 놀고 있다보면,
소꿉친구 남자앨 포함해서 다같이 재미있게 놀던 옛날이 생각나서 좀 괴로워집니다.
'내가 그에게 뭔가 한마디 말을 걸었다면 달랐을까' 라든지.
하지만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제가
적의를 드러내는 그에게 할 수 있었던게 뭘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180:익명@open: 2015/05/30(토) 22:16:31 ID:edD
언젠가 당신과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잖슴.
그게 절대 이루어질 수 없게 됐단 점,
여러 사람 앞에서 창피를 당했다고 앙심을 품은 점 등,
굉장히 답이 없고 위험한 인간이 된 듯.
친척들에게 어떤 의리가 있든간에, 목숨이 가장 소중하니까
귀향은 안 하시는 편이 좋을듯....
당신은 잘못한거 하나도 없으니까 고뇌할 필요 없어요.
181:익명@open: 2015/05/30(토) 22:39:12 ID:5XK
아마 그 남자애는 날 좋아한 적은 전혀 없고,
얕보던 인간이 실은 자신에게 무관심하며,
지금도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게 화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그의 인생에 책임을 느낄 이유는 없지만 영 찝찝해서요...
182:익명@open: 2015/05/30(토) 23:07:37 ID:U5P
자기가 무관심한 건 괜찮고,
나보다 아래라고 깔보던 사람이
애초부터 자길 연애대상으로서
의식한 적도 없었단 건 용서못한다, 뭐 그런 건가?
분명 이상한 쪽으로 자존심이 높았나보지
183:익명@open: 2015/05/30(토) 23:46:11 ID:edD
아, 그런건가...
정말 찝찝하네요.
당신한테 안 달라붙게 조심하시면서, 행복하세요~
출처: 지금까지 있었던 최대의 아수라장을 말하는 글타래5(일본어)
거, 어찌보면 친척들이 보는 눈이 있네요.
이상한 애 컨셉을 내세우면 이상한 애랑 짝지워준다 이건가.
'해외썰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