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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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지한 질문] Reddit의 여러분들 중 암을 겪어봤거나 지금 겪고계신 분들께: 어떤 최초의 증상으로 인해 의사를 찾아갔나요?(영어)

2018년 크리스마스 이브였음.
우리 아버지가 "이거 왜이래(This is crazy.)" 외에는 아무 말도 못하게 되심.
뇌졸중인줄 알고 구급차 부름.
병원가서 사진찍어 보니까 뇌 한쪽 구석에 뇌종양이 생겼다고.
그거땜에 뇌가 눌려서 발작 일으키심. 큰 병원으로 옮겨감.
'뇌종양이면 뇌에만 종양이 있진 않는다'면서 온몸 스캔함.
대개는 몸의 다른 부위의 종양이 전이된 거라고.
근데 다행히 우리 아버지 경우엔 뇌에만 있었음.
개두수술 한번이랑 입원항암치료 5번 끝에,
1년 전부터 관해(remission; 암의 증상이나 증후가 사라짐)상태심!


↘언어능력은 돌아오셨음?


↘↘ㅇㅇ. 암환자들이 흔히 그렇듯,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심.
가끔가다 말을 더듬거나, 적절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나거나.
실어증이나 뇌수술을 겪은 사람들한테 흔한 증상이라데.


내가 별로 만나본적 없는 큰할아버지가 계신데, 그 분이 비슷한 증상 겪으심.
"바로 여기(right here.)"밖에 못 말하게 되셨다더라.
대화는 계속 하시는데 입에서 나오는 말이 죄다
"바로 여기 바로 여기 바로 여기 바로 여기, 바로 여기 바로 여기.
바로 여기 바로 여기 바로 여기 바로 여기 바로 여기."

근데 억양, 표정, 말하는 속도는 평범한 문장을 말하는 거랑 똑같음.

왜 그렇게까지 악화됐냐면,
같이사는 가족들이 뭔가 이상하다고 진작에 눈치채긴 했대.
심각한 변화가 생겼단 게 너무 뻔했으니까.
근데도 뇌가 젓될 때까지 아무 조치도 안 함.
가족들이 결국은 의사한테 데려갔는데, 뇌졸중을 여러번 일으켰다는 진단이 나옴.

그분의 정신세계가 어땠는지는 불명. --자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만약 자아가 있었다면, 글쎄다, 할 말은 있는데 말로 표현을 못 한다는 건 어떤 기분이었을까.
죽기 전엔 자기 몸을 자꾸 노출하는 문제로 간호사들을 애먹이셨음.
그냥 일부 늙은이들이 별의별 짓을 다 벌이니까 그런 걸로 치부했는데,
알고보니 회음부에 감염성 괴사가 있어서 그걸 알리려고 한 거였음....
그거땜에 수술했다는데, 아마 잘라냈을 듯.
문제가 심해지는데 말로 표현을 못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지 상상도 안 감.
그렇게 될때까지 방치됐단 건, 그 양호시설도 딱히 좋은 데가 아니었을 듯?

수정: 글도 못 쓰셨을 거 같은데.
근데 내가 그분이랑 별 관계가 없어서 확실하진 않음.


↘직장동료가 자기 예전 직장동료 얘길 해준 적 있음.
콜센터에서 일하는 도중에 갑자기 "선인장." 외엔 아무말도 못하게 됨.
그때 일터를 떠나선 다시는 안 돌아옴.

난 그 얘기 듣고 그거 뇌졸중이나 발작이나 뭐 그런 거 아니냐 그랬는데,
직장동료는 "불쌍하게도 스트레스로 미쳐버린 거"라고 끝까지 우겼음.


내 33살 남편은 2019년 1월에
수술 불가능한 교아세포종 (뇌종양 중에 가장 공격적인 거)로 진단받음.
당시 남편은 31세.
계속 두통이 있는데 진통제를 먹든, 잠을 충분히 자든 안 없어져서 병원 감.
MRI 찍어봤다가 종양 발견.

당연한 얘기지만 우리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어버림.
지금 우리는 여행의 끝에 있는데, 아내이자 간병인으로서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음
외로운 여행이었지.
교아세포종은 진짜 안 겪어본 사람은 모름. 난 이제 기도도 안 함.
평균 생존기간은 14~18개월이고, 지금이 18개월째임.. 남은 시간은 몇일, 혹은 몇주.
매일매일이 선물이고, 매일 그의 손을 잡아줄 수 있어서 기뻐...
비록 그이는 하루 중 대부분을 누워서 자면서 보내지만.
모르핀(진통제) 패치 덕분에 그가 고통스러워하지만 않는 이상 난 만족해...
그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차마 더이상 지켜볼 수 없거든.


웃기게도, 신경쓰던 거랑은 전혀 다른 혹이 암이었음.

"아뇨, 이 혹은 괜찮음요. 걍 지방종임다.
근데 환자분 X레이 구석탱이에서 또다른 혹이 발견됐는데
이거 생검 좀 해봐야겠는데요?"


울엄마가 이거 비슷했음. 뇌졸중 일으켰고, 온 몸 스캔했고, 무언가의 꼬리를 밟음.
짜잔! 테니스 공만한 덩어리가 흉부 안에 있었습니다.

그래도 뭐 위험한 건 아니었음.
근데 엄마는 그게 거기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우리 엄마도 이런일 겪음.

1. 폐경됐는데 살짝 하혈해서 알아보니 자궁암 1기
2. 넘어져서 어깨 다침. 사진 찍어보니 폐암 1기
3. 대장내시경 찍어보니 폴립 발견. 대장암 1기.

엄마한텐 소위 '암 유전자'란 건 없는데, 내가 울엄마 친딸이니까 나도 미리미리 검사해보라는 조언을 들음.
그래도 다행히, 내 의료보험이 그 의견에 동의를 안 해줌.


엄청 양많은 생리가 열흘 이상 계속됨.
생리량을 조절하려고 iud
(자궁내 T자형 삽입장치)까지 넣었는데,
너무 출혈량이 많아서 iud도 도로 나옴.
자궁내막암. 내 자궁속에 거대한 종양이 있었음.
여자들은 기억해둘것.
탐폰과 패드생리대가 동시에 필요한 건 정상이 아님.
10분마다, 혹은 시간마다 생리대를 갈아야 하는 것도 정상이 아님.
일반적인 생리량은 2~3 테이블스푼이 평균임. TMI 죄송.

추가문: 쾌유를 기원해주셔서 감사. 난 지금 NED
(no evidence of disease: 질병징후 없음)인지 1년째임. 진단 당시 40세.

내가 가장 하고싶은 말은,
뭔가 잘못된 게 있으면 계속 원인을 찾고,
여러 의사한테 가보라는 것.
폐경 전 여성이라면 생리량이 많아도 대개 암은 아닌데,
그렇다고 많은 생리량에 고통받을 건 없으니까.

폐경후 여성이면 하혈이 없어야 정상.
한방울만 나와도 병원 갈것.


↘↘절대 TMI가 아님


↘↘애초에 이런걸 TMI라고 부르는 인식땜에 여자들이 자궁질환으로 고통받는거지.
여튼 정보공유 감사요


이마 피부의 일부가 건조해지면서 피나고 딱지지고 난리였음.
'내가 너무 만지작거려서 그런가보다' 함.
5년동안 그냥 냅둠. 이유는 1)병원 가기가 그만큼 무서워서
2)내가 그만큼 멍청해서.

한 열흘 냅두면 낫겠지 했는데 안 나음.
피부암인가 걱정하기도 지쳐서 드디어 병원 감.
ㅇㅇ 피부암
(기저세포암) 맞음.
치료는 간단하게 됐는데, 너넨 나같은 바보짓 하지 마라.


↘완전 똑같은 경험했음. 이마의 작은 패치같은 부분이
머리감거나 세수하고 닦을때마다 자꾸 수건에 걸려서 피남.
의사가 긁어보고 진단해보니 결과는 기저세포암.
바로 그날 제거하기로 했는데,
조무사가 시술 준비 끝내고 의사가 들어옴.
근데 딱 보더니 하는 소리가 "암조직이 너무 얇아서
검사하려고 긁어낼 때 다 제거됐네요.
아무 시술도 필요없겠습니다."
그러더니 '시술비'로 600달러를 청구함.
너네가 한 '시술'은 나보고 "의자에 앉아계세요"라고 한 게 다잖아...


나 당시 17살. 2010년 봄방학 준비중.
남친이랑 전화통화 중이었음.
남친의 남동생들을 동물원에 데려갈 계획을 짜고 있었음.

근데 눈 속에 반투명한 오렌지색 반점이 나타나 시야를 가림.
거길 통해선 어두침침하고 흐릿한 실루엣만 보임.

내일 나가기 전에 안과 가둬야겠다 했는데,
우리 언니(암병동에서 일함)가 "시각에 문제 생기는 건 장난이 아니니까 바로 병원가라"고 떠밈.

응급실에서 36시간 기다리고, 전문의에게 안내되고,
드디어 안과병동에서 바이러스 감염 검사를 받게 됨.
혈액검사 한다고 피도 뽑아감.

한 한시간쯤 후에(막 자려던 차였음) 의사랑 간호사가 옴. 간호사는 티슈를 한상자 갖고왔었음.
의사 왈, 내 피가 "백혈병 피"라고 했고, 나는 "알겠습니다, 치료 가능한가요?"라고 답함.
의사도 정확한 상태를 확언 못 함.
난 17살이었고, 가족들은 다 집에 갔고, 난 암에 대해선 문외한이었음.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이란
진단이 내려졌고, 바로 그날 밤부터 다른 병원에 옮겨져 화학요법 시작.
다음날, 골수 생검 표본을 채취해 다른 주에 있는 유전자 연구소에 보냄.
결과가 나오자,
내 진단명은 만성 골수성 백혈병
(Chronic Myelogenous Leukemia) 말기로 바뀜.
원인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9번 염색체와 22번 염색체가 자리를 바꾸면서 내 적혈구에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대개 진행에 엄청 오래 걸려서
한 65살은 돼야 말기까지 가므로,
내가 이 병 환자들 중 전세계 최연소라고 함.
진단명이 바뀌면서 내 인생도 바뀜.
처음에는 치료에 6개월~1년쯤 걸린댔는데, 지금은 줄기세포나 골수이식을 못 받으면 1~3개월이라고.

적혈구 모양이 비정상이 되면서 내 온 몸에 혈전이 생겼고,
그 중 하나가 눈알의 미세한 혈관을 막아서 내 눈앞에 나타난 거였음.

추가수정 - 울 언니가 DNA가 완전 적합해서 그해 여름에 줄기세포 이식을 받았음.
완치는 영원히 안될거 같긴 한데, 관해(remission) 10주년을 최근 기념했고, 몸 건강히 잘 지냄.
면역력이 망가진 건 여전해서 매일 약(Dasatinib)먹고 있긴 한데, 일상생활 가능.
코로나 땜에 완전 걱정이긴 한데, 가능한한 조심하려고.
댓글 고마워!

추신 - 나 여자거든!
남친은 10대라곤 믿을 수 없으리만큼 의지가 됐음.
7년쯤 사귀다가 쌍방 동의하에 좋게좋게 헤어짐.


↘나 최근에 골수이식 동의했는데,
이런 얘기 읽으면 '나도 언젠가 누군가 필요한 사람에게
이식해줄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됨.
내가 누군가의 적합자였으면 해.


↘그날 그게 님 눈에 나타나서 천만다행이네


갈비뼈 한가운데가 계~속 아픔. 의사는 늑연골염(한마디로 걍 뼈에 염증생긴 거)일거라고 함.
그 말 듣고 헤비리프팅 운동하던 거 그만뒀음.
근데 3달이 가도록 차도가 없음.
나중에는 때때로 아프고, 밤에 식은땀이 다 남.
그러다가 엉덩이뼈를 골절했는데, 의사들이 MRI 찍고 생검 해보더니
4기 비호지킨 림프종(non Hodgkin's lymphoma)이라고 진단함.
화학치료 받고 암이 소강상태 들어간지 지금이 5년째임.


나 어렸을 때였음. 내가 마트에서 난리치고 돌아나니니까
우리 아빠가 얌전히 좀 있으라고 목덜미를 턱 잡음.
내 목에 혹이 있는게 느껴진 순간 아빠는 겁을 먹었다고 함.
다음날 병원에 갔고, 암이 전이되기 전에 발견되어 제거수술 함. 천운이었지.


우리 누이가 둘째 낳은 직후에 유방에 작고 아픈 혹이 만져짐.
의사 진단으론 젖샘이 막힌 걸거라고.
근데 몇주 후에도 안 없어짐.
이번에도 의사는 젖샘이 막힌 거라고만 함.
몇주가 지나도 안 없어지자, 누이는
다른 의사 진단도 받아보고 싶어해서 다른 의사한테 가 봄.
유방암 3기.
일단 몇달동안 방사선치료랑 항암제로 고통받고 나서 양쪽 다 유방절제술 했지만,
이제는 4기란 걸 알게됐을 뿐이었음.
몇년동안 괜찮았는데 또 전이되기 시작해서,
그녀가 앞으로 얼마나 더 우리곁에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는 상태.
가능한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쓰는 중이긴 하다만.


볼에 쬐끄맣고 엄청 가려운 주근깨가 남.
흑색종이었음. 지금은 괜찮음.
아, 참고로 그 주근깨는 좌우대칭형이 아니었음.
피부암이면 좌우대칭이 아닐 가능성이 높음.

출처: [진지한 질문] Reddit의 여러분들 중 암을 겪어봤거나 지금 겪고계신 분들께: 어떤 최초의 증상으로 인해 의사를 찾아갔나요?(영어)

댓글 중에
A: "선인장 선인장"
B: "불쌍하게도 스트레스로 미쳐버렸구나"
가능할듯? 직장이 콜센터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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