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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의식을 잃고있는 동안 머릿속에서 인생을 10년 살면서 결혼하고 애도 낳았다. 깨어나보니 아내와 아이들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Reddit 익명글 번역]
수다줌마 2020. 9. 12. 19:22출처: 꿈속에서 만난 사람과 깊은 관계가 됐다가 깨어나보니 실존인물이 아니라 고통스러웠던 적이 있나요?
완전 개인적인 이야기라 일회용으로 작성한 계정으로 씀.
저번 학기에, 나는 어느 대학을 다니다가 어떤 미식축구 선수한테 폭행당함.
그놈이 차로 진입하려던 데를 내가 먼저 지나갔다는 이유로.
(그놈은 150kg고 나는 55kg)
나는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동안 또다른 삶을 살았음.
근사한 젊은 여성을 만났고,
그녀를 보면 심장이 뛰고 얼굴이 붉어졌음.
몇달동안 계속 대쉬하면서
그녀가 사귀는 남친들을 몇명 제친 끝에
내가 그녀를 차지함.
2년 후 우린 결혼했음.
결혼한 거의 즉시 딸아이가 태어남.
직업도 만족스럽고, 아내는 가정주부에,
딸이 두살일 때 아내는 아들을 한명 낳아줌.
아들은 내 인생의 기쁨이었음.
난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늘 아이의 방에 들렀고,
두 아이들을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예뻐했음.
어느날 소파에 앉아있다가, 램프가 이상하단 걸 깨달음.
마치 안팎이 뒤집어진 것처럼.
여전히 3D인데 왠지... 그냥.. 잘못됐음.
(네모진 램프받침에, 금색과 빨간색의 테두리가 있는 다리 4개가 달렸고,
전등갓은 하얗고 네모난 모양이었어)
어째 눈이 안 떨어져서 계속 시선을 고정했지.
밤을 꼬박 세워 램프를 바라봤고, 다음날엔 숫제 직장에 안 갔어.
저놈의 램프가 뭔가 잘못돼 있었거든.
식사도 거르고, 화장실 갈 때만 소파를 떠나다가,
나중엔 화장실도 안 가게 됐지(먹지도 마시지도 않으니까).
그놈의 램프를 3일내내 들여다봤고,
아내는 진짜진짜 걱정하기 시작했어.
아내는 누군가를 불러다가 나와 대화시키려 시도했어.
이때쯤엔 내 인식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해서 아내는 이성을 잃었지.
아내는 내가 이걸 깨닿기 직전에 애들을 장모님 댁에 맡겨뒀었어....
램프는 가짜야....
집도, 아내도, 아이들도... 모두가 진짜가 아니야...
그간 10년동안의 내 인생은 모두 가짜라고!
램프는 여전히 뒤집힌 공간인 채로
램프빛이 점점 더 넓고 깊어지더니, 내 모든 시야를 점유했어.
이제 내 눈엔 붉은빛만 보이고,
말소리와 비명과 온갖 괴상한 소리가 다 들리기 시작하더니,
고통이 느껴졌지....
존나 말도안되게 아픈 고통이었어...
내가 눈뜨기 전에 처음으로 한 말은 "내 이빨이 빠졌어"였어.
나는 길가에 누워있었고,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겁에 질린 채
날 둘러싸고 있었어.
뭐가 뭔지 모르겠더군.
그러다 보니 경찰이 날 집어들어 부축해서 순찰차 뒷자리에 엎어놓았어.
난 여전히 혼란에 빠져있었지.
경찰은 날 병원에 데려다줬고 (그게 구급차보다 빠르니까)
CT 촬영 등등등을 했어..
그 이후 3년간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어.
아내와 아이들을 잃은 슬픔과,
그들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현실에 울다 지쳐 잠들면서
꿈에서 아내를 다시 만나길 빌었어.
내가 미쳐버리는 건 아닐까 두려웠어.
끝끝내 미치진 않았는데,
가끔 시야 가장자리에 5살쯤 돼 보이는 아들이 보여.
아들이 하는 말은 안 들리고.
추가수정 (글쓰고 24시간 후): 다들 인셉션이나 스타 트렉 에피소드 얘길 하는데, 나는 본 적 없어 (언젠간 볼게)
질문은 안 받음.
비슷한 경험을 말하는 댓글이랑, 이런 건 불가능하다는 댓글이 공존하는데,
인간 뇌의 기능에는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음.
의학부생들은 자기가 모든 걸 안다고 확신하지 말자고.
몇몇은 이걸로 책/극본/대본/만화 등등을 창작해도 되냐고 그러는데, 오픈소스라고 생각해주시고 마음대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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