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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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지금까지 살면서 매우 충격적이었던 체험 21

257:NoName: 18/01/30(火)02:09:30 ID:kZh
직장에 특수한 사정으로 발달장애인이 알바로 두명 들어왔는데,
여러 모로 대조적이라 깜놀.

사정이란, 상사와 연줄이 있는 사람한테서
"발달장애로 낙오된 친척이 있는데
알바생 취급이라도 좋으니 일하게 해주십시오"
라는 청탁이 들어온 것.
그리고 한명을 승낙했더니 나중에 다른 쪽에서
"그럼 이쪽도..."가 되어 두 명이 오게 됐다고.

이 두명을 A군과 B군이라 하겠음.

A군은 유명대학 출신에, 미남.
발달장애 종류는 ADHD.


항상 무뚝뚝하고, 늘 화가 나있음.
또 늘상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사람과 대화를 거의 안 함.
기본적으로 인사도 답례도 안 하고,
보고&연락&상담도 거의 안 함.
시킨 건 하는데, 뭘 하고나면 잠시 멍해지거나
오랫동안 화장실에 틀어박히니 근무시간은 짧음.
근데 그걸 지적하면 굉장히 기분이 나빠져서
"아 눼"하고 무뚝뚝하게 대답만 하고, 안 고침.
더 추궁하면 "저는 발달장애라서 보통 사람들처럼 일 못해요!"라고 반박.
할수없이 그가 못 끝낸 일을 직원들이 나중에 하게 되는데
그러면 "내 일감인데!"라며 화냄.
어쩌라고

일단 기억력 자체는 나쁘지 않고, 일하는 속도도 빠르지만
응용이란 걸 전~혀 못함.
"세척할 물건을 이 세척기에 넣고 돌려서 깨끗하게 해라."
라고 시키면 '세척기에 넣고 돌리면 그걸로 끝'.
이라고 인식하는 듯.
얼룩이 남아있어도 신경 안 씀.
"제대로 안 씻겨졌잖아"라고 한마디 하면
"나는 지시대로 세척기에 돌렸다.
그래도 얼룩이 남았다면
그건 씻을 걸 그렇게까지 더럽힌 사람 탓이다!"라고 반론.
할수없이 사원이 다시 씻고있자면
삐져서 "하면 될거아냐, 하면"이라면서 자기가 다시 씻음.

뭔가 추가로 일을 부탁하면 매번은 아니지만 곧잘 잊어버림.
"메모를 해두지 그래?"나
"회사 경비로 화이트보드 등을 사도 되니까 신청해보지?"
라고 제안해봐도 그 자리에서 "그러게요"라고 대답만 하지, 아무것도 안 함.

술자리에선 "난 잘못한거 없어,
날 이해 못하는 주변사람들이 나쁜거야!"라고 자주 푸념함.
발달장애인이기도 하고, 상사와 연줄도 있고 해서
이 사람을 어찌 대해야 될지 모르겠는 현장직원들.
결국 만지면 안되는 폭발물같은 취급을 받음.
1년만에 "여기서도 날 이해해주지 않았어!"라면서 자기가 사표내고 나감.
이후 어떻게 됐는진 모름.

258:NoName: 18/01/30(火)02:10:12 ID:kZh
다음에 들어온 B군.
유명대학 출신, 외모는 보통, A군과 마찬가지로 ADHD.
A군이 늘 가만히만 있는데 비해
B군은 항상 초조하고 가만히 못있는 타입.
A군과 달리 말이 많고, 매우 붙임성있고 예의바름.
미소지으며 인사도 제대로 잘 함.
그래서 처음엔 A군보다 나은 사람 같았지만...
기억력이 나빠서 같은 걸 계속 물어보거나,
작업 요령이 떨어져 일이 더딤.
다만, 전혀 게으름을 안 피우고 항상 돌아다니며 노력하는 티는 났음.

자기가 자기 작업의 체크리스트와 매뉴얼을 만들어서
점점 작업속도가 빨라지고, 실수도 거의 하지않고, 점점 유능해짐.
주의를 주면 제대로 사과하며 실수를 시정하려고 하고,
뭔가 문제가 있으면 자기가 먼저 적극적으로 보고하니까
현장직원들과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이 되어 친해짐.
특히 잡담을 하면 화제가 풍부하고 리액션이 솔직해서
사무일 하시는 아줌마들이 귀여워함.
아줌마들 왈, '반항기 전, 솔직했던 시절의 아들같다'고.
다만, 대화를 하다보면 화제가 엄청 멀리까지 점프하는 경우도 많음.
"오늘은 덥네."란 말에 대해
"사자에 씨는 어떻게 되려나요"같은 대답으로
주위 사람들을 당황시키는 등.
이유를 물어보니

덥다

날씨에 대한 화제

세탁기

가전제품 브랜드 '히타치'

일본 국민 만화영화 '사자에 씨'의 스폰서

...라는 연결고리였다고.

기억력은 나쁘다고 썼지만, 머리 자체는 좋고
기계 구조나 작업공정에 대한 이론은 금방 이해하여
운용의 결점이나 개선점을 몇개나 지적해내거나,
트러블의 전조를 곧바로 감지해 보고하거나
트러블의 원인과 개선 방법을 즉석에서 생각해내는 등
관찰력과 사고력이 매우 우수했다.
몸을 움직이는 작업이 극단적으로 서투른 모양이었는데,
반면 머리만 쓰는 작업은 즉석에서 마스터했다.

반면, 발상이 너무 비약해서
누가 봐도 대수롭지 않은 문제를 엄청난 문제라 여겨서

얼굴색이 바뀌어서 보고하는 등,
여러모로 겉돌 때도 많다는 단점도 있었다.


A군은 "시키는 공정만 지켰으면
세척한 물건에 얼룩이 남아있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다"인데 비해,
B군은 "이런 설정으로 괜찮아요? 오염의 종류를 고려하면
이렇게 하는 편이 좋은 거 아닐까요?"라고 제안하거나
지극히 작은 얼룩을 발견해내
"큰일났습니다! 오염이 남아있어요!
완벽하게 세척할 수 있도록 세척기 설정을 바꿔야만 해요!"
하고 난리치는 타입.

술자리에서도 남의 욕은 전혀 안하고,
남이 곤란할 땐 자기 사정을 제쳐놓고 도와주려고 하는 등,
인품은 좋았다.

최종적으로 B군은 기술자로서 정사원이 되어 활약중.

259:NoName: 18/01/30(火)02:10:34 ID:kZh
이 둘을 접하면서 느낀 건, 같은 발달장애인이라도
그 성질이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거랑
자기 능력을 발견해내 활용하기는 힘들다는 것.
A군이나 B군이나, 유명대학 졸업한 사람답게
공부 면에선 꽤 머리가 좋았으니까
발달장애자들 중에선 상당히 스펙이 높은 편 아니었을까.

그래도 A군은, 이렇게 말하면 미안하지만
우리로선 어쩔 도리가 없는 사람이었음.
너무 자기중심적이라 어찌 다뤄야 될지도 전혀 모르겠고.
어쩌면 A군의 특성에 맞게 적절하게 대응했다면
뛰어난 능력을 활용하여 활약했을지도 모르지만,
우린 어디까지나 그냥 회사원이지, 심리치료사도 갱생단체도 아니라고.

한편 B군은 처음엔 정말이지 요령이 없어서
"A군보다 무능하잖아, 어쩌면 좋담?"이라고 다들 골아파했을 정도.
만약 발달장애인인 줄 모르고 평범하게 채용했다면
나쁜 결과가 됐을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발달장애인인줄 알고 있었던 점,
B군이 성격이 괜찮아서 꾸준히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됐던 점과
B군 본인의 노력 덕분에 어떻게든 된 거라고 본다.

만약 직장에 발달장애나 그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B군 타입이라면 긴 안목으로 봐준다면 유능해질지도 몰라.

출처: 지금까지 살면서 매우 충격적이었던 체험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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