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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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지금까지 겪어본 최대의 아수라장 No.103(일본어)

73: 이름없음@HOME: 2014/01/17(金) 17:16:58.38
해외에서 직장생활하던 언니가
그 나라 사람이랑 결혼하게 됨.

엄마, 아빠, 나는 여권 발행받는 것도 처음이고,
남동생은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해외 한 번 간 게 다임.

몇마디 할 줄 아는 영어랑 바디랭귀지를 통해 어케어케 호텔엔 도착했는데
단순히 식사하는 것만도 고생이었음.


그로기 상태였지만, 결혼식 전에 양가 상견례를 겸해서
그 쪽 집안 사람들이랑 식사할 예정이 있어서
호텔에서 택시타고 레스토랑으로 향함.

근데 앞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차가 엄청 막힘.
식당까진 걸어서 10분 거리.
여긴 치안도 좋다고 하니까, 운전사 분께서 그려준 약도를 바탕으로
(팁 잔뜩 드림)
걸어가기로 하고, 택시에서 내림.
근데 중간에 돌아야 할 길을 착각하는 바람에,
주택가에서 길을 잃음.

약속 시간은 다가오지, 언니 폰에 전화해도 안 받지,
가족들 넷이서 당황하고 있자니, 중년 일본인 여성이 말을 걸음.

사정을 얘기하자, 레스토랑까지 바래다주심.

"일본인을 만나는 건 오랜만이네요"라며 밝게 말씀하셨음.
늘 밝고 붙임성도 좋던 엄마가, 피로 탓인지 도중에 조용해지자
부인은 걱정스럽게 엄마 얼굴을 들여다보곤, 깜짝 놀라며 발을 멈춤.

엄마는 울고 있었음.
그러더니 울음을 터트리면서 "언니!"라고 외치며 부인을 끌어안음.


부인은 뭔가 깨달은듯한 표정으로

"혹시 M코니?"라며 우리 엄마를 마주안았음.

30년 넘게 전에, 소위 말하는 '사랑의 도피'를 한
엄마랑 나이차 많이 나는 언니(나한텐 이모)였음.

이모 가출 당시 엄마는 아직 중학생이어서, 중년이 된 엄마를 보고도 자기 여동생이란 걸 눈치 못챘다고.


"난 외국인과의 결혼을 부모님께 반대당해,
강제로 맞선결혼당할 위기에 처하자 집을 나와 도망쳤다만,
어머니 아버진 손녀가 해외유학하고 국제결혼하는 걸
인정하실 만큼 부드러워지셨나보네"
라며 기쁜 듯 말하는 이모한테
"아뇨, 할아버지 할머니는 엄청 반대하시면서,
유학시킬 거면 울 엄마랑 우리 남매들은
재산상속 대상에서 뺄거라고 그러셔서
지금은 연 끊고 살아요"
라고 대답했고,
이모는 깔깔 웃으며
"변함없으시네~"라고, 추억에 젖은듯 말씀하심.

그 길로 바로 식장에서 회식하고,
지금은 언니의 친정엄마를 대신하는 존재가 되어주신다고.


"세상에 이런 우연도 다 있구나~"하고, 아직도 가족들끼리 회자됨.

출처: 지금까지 겪어본 최대의 아수라장 No.103(일본어)

74: 이름없음@HOME: 2014/01/17(金) 17:19:18.75
엄청난 우연이네. 중간까진 읽으면서 걱정했는데, 해피엔딩이라 다행.

75: 이름없음@HOME: 2014/01/17(金) 17:20:31.65
대단해!
아수라장이라기보단 기적이잖아!
다행이네!

78: 이름없음@HOME: 2014/01/17(金) 17:39:49.30
아수라장 아니잖아

감동했음


막장썰 아니고 훈담입니다. 죄송.
막장썰 링크는 비축분이 떨어져서+요즘 눈이 안 가서요.
근데 이게 더 괜찮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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