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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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지금까지 겪은 최대의 아수라장 No.36(일본어)

510:익명: 2012/03/25(일) 13:39:03.38
시애비가 죽고 처음으로 맞는 참배일.
시애비 새끼는 인간쓰레기였다만,
어찌된 영문인지 죽기 2년쯤 전에 마음을 고쳐먹었음.

어디 딴데서 "돈은 많은데 주위에 사람은 한명도 없다"고 넋두리하자
얘기를 들어주던 어느 할머니가
"당신은 불쌍한 사람이구려.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하지 못한 이유는
그 누구도 당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지 않았기 때문이건만.
가엾은 인생일쎄"라며 울었고,
그 때 처음으로 자기가 한 짓을 곰곰이 되돌아봤다고 함.

'자신을 위해 눈물을 흘려준 노파에게
지금껏 내가 저질러온 짓을 털어놓고,
노파의 울음에 나도 함께 울고 나니
자기가 얼마나 몹쓸 짓을 해왔는지 깨달았다, 미안하다'

고 편지에 써있었음.

'이제와서 용서를 빌어봤자 아마 용서 못할테니,
최소한 내가 죽고 나면
아들
(우리 남편)이 유산을 받아줬으면 한다'

고.
(시애비한텐 집주소도 안 가르쳐줬으므로, 친척을 통해 편지가 옴)


513:익명: 2012/03/25(일) 13:51:03.73
>>510
깨달음이 너무 늦었구만...

510:익명: 2012/03/25(일) 13:39:03.38

남편은 10년 전에 죽었습니다.
유언은
"그놈(시애비)한테만은 연락하지 마.
장례식에도 절대 부르지 마"
였습니다.
당신 손에 죽을뻔했던 첫째딸
3년 전에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만,
당신만은
"절대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며,
"우리 애들도 못 만나게 하겠다"고 합니다.
당신에겐 당신이 모르는 손자가 2명 있습니다만,
성별도 가르쳐주고 싶지 않습니다.
두번다시 연락하지 마세요.

라고 답장했음.

시애비가 보낸 편지도 봉투에 같이 넣어 되돌려보냈음.
또, 얼굴을 전혀 못 알아보게 찍힌 딸과 손주들의 사진도.
(배경도 같이 넣으려다가 너무 멀리서 찍어버린 실패작)
그걸 왜 넣어보냈는지는 나 스스로도 모르겠음.

511:익명: 2012/03/25(일) 13:39:41.80
그렇게 2년이 흘렀음. 편지는 찝찝했지만
손자들을 귀여워하며 둘째와 셋째를 대학 보내고,
직장에서 일하는 나날을 보내던 중,
변호사가 찾아와 시애비가 죽었단 소식을 전해줌.
유산은 나와 손자 세명에게 상속하겠단 유언을 남겼다 한다.
간단한 형태(대부분 현금)로 돼 있으니까 상속받아주길 바란다고.
단칼에 거절했음. "유산은 기부해 달라"라고,
"사람새끼도 아닌 놈의 유산을 관리하는 당신도
그 짐승새끼랑 한패다"라고 말해버렸음.


그러나, 변호사 분은 온화한 분이셨음.
시애비놈이 만년(변호사 분과 알게된지 1년쯤)엔 어떤 사람이었는지,
얼마나 자기 인생을 깊게 뉘우쳤는가 얘기하시고는,
"설령 용서 못하신다 해도 돈은 돈입니다.
필요할 때는 필요해요.
받아두세요. 그 다음에 기부하시건 뭐하건 하셔서
'(고인의 뜻과는 달리) 하나도 안 남았다,
꼴좋다'고 여기는 것도 당신 자유니까요."

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셨음.
무슨 운명인지, 진짜로 얼마후에 큰 돈 나갈 일이 겹쳐서
상속한 유산을 쓰는 꼴이 됨.
솔직히, 그 돈 덕에 숨통이 트였음.

시아버지가 죽은 걸 발견한 사람은
출장 가사도우미 분이셨음.
성격나쁜 시애비를 싫어했었지만,
요 몇년새(아마도 마음을 고쳐먹은 후?)

사람이 좀 바뀌어서, 일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게 됐다고.
"저 갈게요~"라고 인사하러 갔는데
평소같으면 "수고했네, 다음에도 잘 부탁하네"같은 대답이 돌아왔는데
그 날은 아무 말도 없길래 들여다보니 죽어있었다고 함.

사망 원인은 안 물어봤음.

예의 그 할머니한테
"당신이 괜히 시애비 놈이 마음을 고쳐먹게 만들어서~~"라고 항의하려 했는데,
왜소한 노파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많이 괴로웠지. 노력했구나"라고 달래자, 어째 덩달아 울어버렸음.
어쩐지 진 듯한 기분.

유산의 일부를 건네드리려 했지만,
"경제적인 불편은 없단다"라며 안 받으심.
잘사는 집에, 모두에게 사랑받는 분인 눈치였음.
'나도 이 분같은 사람이 되고싶다'라고 생각해버려서,
또 패배한 느낌이 들었음…….

오늘이 피안(참배일)인데 성묘도 안 갔음.
마음속이 혼란스러움. 향 한줄기라도 피워야 하나?

514:익명: 2012/03/25(일) 13:53:28.04
유산이 도움이 됐으니 시아버지도 기뻐하겠지.

516:익명: 2012/03/25(일) 14:01:48.27
510님이 '자기자신을 싫어하지 않게 되는' 쪽으로 선택하길.
죽은 남편을 위해서, 딸을 위해서 등등엔 너무 연연하지 마.
시아버지의 후회, 죽은 남편의 뜻, 딸의 분노, 여러가지가 섞여서야 답이 안 나옴.

519:익명: 2012/03/25(일) 15:32:06.97
용서 안해도 되는 거 아님?

끝내는 후회했다곤 해도 510의 첫째딸을 죽이려 들질 않나,
친아들인 510의 남편이 죽으면서 아버지는 부르지 말라고 했다질 않나,
상당히 저질러댄 거 같은데?
그게 사과하면 만사 오케이가 됨? 아니잖아.

유산 덕에 살았다는 것도 피해에 대한 보상금이라 생각하면
딱히 감사해야 할 이윤 없지.

뭐라 설명해야 되나, 용서 못하겠는 걸 부담으로 여기지 말길.
정당한 권리 아니겠어?
일단, 상속받은 유산은 죽은 남편이 보낸 거라고 여기고.
510도 시아버지에 대해선 이따가 정년퇴임 후에 다시 생각해봐. 용서할지 어쩔지.
상대가 산 사람이면 시간제한이 있지만, 이미 죽은 사람이면 시간은 상관없잖아.

520:익명: 2012/03/25(일) 15:36:15.72
맞아. 용서 못해도 어쩔 수 없지.

522:익명: 2012/03/25(일) 15:42:45.81
증오나 분노를 품고있는 것 그 자체가 자기 자신을 축내는 경우도 있어.
인간쓰레기를 개심시켰다는 노부인한테 졌다는 느낌을 받았단 건,
아마 자신에게 용서할 수 있는 도량이 있었으면 하는 심정도 있는듯.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시애비라 칠 수 있다면 그거도 괜찮구.

출처: 지금까지 겪은 최대의 아수라장 No.36(일본어)

전문적인 상담사 교육을 안 받았는데도 관련 자질을 가진 사람들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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