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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어느날 시어머니가 겁에 질려 외쳤다. "죽은 아들한테서 편지가 왔어!!!"[일본 2ch/5ch 막장썰 번역]
수다줌마 2021. 2. 5. 20:17출처: 뭘 쓰시든 자유입니다@생활게시판 23(일본어)
295: 익명@공개사이트: 2016/04/21(목) 08:58:46 ID:sSa
지금도 생각날때마다 피식하지만, 그리곤 바로 눈물이 나는 경험담.
전 시어머니한테서 급 전화옴.
"며늘아가! 무서워! 제발! 지금 당장 와줘! 무서워어어어어어!"
인사 한마디 없이, 전화 받자마자 절규하심.
왜 '전' 시어머니냐면, 몇달 전에 남편이 급사했으므로.
(이하, 그냥 '시어머니'라고 쓰겠음)
그렇게 건강했는데.... 교통사고로 눈 깜짝할 새에.
진짜로 눈 깜짝할 새였음.
나도 아직 마음이 다 정리가 안 돼 있었음.
그러나 일상은 점점 흘러가고,
수험생인 딸아이 뒷바라지도 해야하고,
앞으로의 생활도 생각하자니
계속 울고 있을수만은 없었음.
시어머니는 같은 시에 살고, 사이도 꽤 좋았지만
당시엔 차분히 대화할 시간도 없었고,
있다 해도 장례절차 논의 정도?
근데 갑자기 그런 전화가 걸려오니
'무슨 일이야!?'하며 딸이랑 같이
혼자 사는 시어머니 댁에 찾아감.
가 보니 시어머니가 편지를 한통 건넴.
"분명 죽었던 아들한테서 편지가 왔어.
누군가의 장난인지, 유령인지. 무서워서 못 읽겠어."라고.
글씨체는 틀림없이 남편 글씨체.
ㅎㄷㄷ하며 시어머니 대신 내용을 확인함.
그건 타임캡슐 편지라는 것이었음.
난 그런게 있는줄도 몰랐는데,
편지 첫머리에 적혀 있던 설명에 의하면,
당시 도쿄에 출장갔던 남편은
직장동료의 안내로 우미호타루*에 갔다고.
(*역주: 일본의 인공섬 주차장)
듣고보니 그 얘길 들은 기억이 있다.
거기에 "타임캡슐 편지"란 게 있는데,
소중한 사람에게 편지를 써두면
1년후에 부쳐주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그 뒤에는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하는 다정한 말이 이어졌다.
간략하게 경위를 설명하고,
"나머진 직접 읽어보세요"라며 편지를 내밀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읽으시는데,
나랑 딸도 같이 울어버렸음.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나와 딸한테도 편지가 와 있었음.
또 울었음.
가끔 그때가 떠오르는데,
시어머니가 겁에 질려 전화한게 너무 강렬해서
피식 웃어버림ㅋ
지금은 시어머니와 딸, 이렇게 셋이서 살고 있음.
296: 익명@공개사이트: 2016/04/21(목) 09:16:59 ID:nfd
겁먹는 심정도 이해 감.
나 중2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이후 대학가서 자취 시작한 무렵에(핸드폰이 일반적이지 않던 시대)
자동응답기에 녹음된 메세지가
"여보세요...... 아빠다...... 전화해라"
뭐, 그냥 잘못 걸린 전화겠지만.
나 원 참.
297: 익명@공개사이트: 2016/04/21(목) 09:23:04 ID:KBm
보이스피싱 전화가 죽은 아들이랑 목소리가 똑같더라는 썰 생각난다
300: 익명@공개사이트: 2016/04/21(목) 09:48:32 ID:Sok
>>295
안타까운 썰이네.
그래두 시어머니가 공포에 질렸을 때 제일 먼저 도움을 청한 상대가 며느리고, 295도 즉시 호응하고.
부러운 고부관계네.
그리고, 어쩌다 들린 곳에서 본 타임캡슐 편지에
편지 써야겠다고 생각한 남편분도 상당히 대단하고.
우리 남편같으면 그런거 봐도 그냥 지나칠걸.
뭐랄까, '인연이 순리대로 맺어졌다'는 느낌?
301: 익명@공개사이트: 2016/04/21(목) 10:00:36 ID:sSa
>>296
그렇구나, 무섭다고 느끼는 게 정상이었구나.
웃을 일이 아니었을지도. 반성중.
>>300
우리 남편은 외동에, 시아버지도 돌아가셨거든.
혼자 있다가 받으면 무서울 만 하지.
위에도 썼듯이, 웃어버리는 건 죄송하네ㅋ
하긴 우리 남편은 성실한 사람이었으니까~.
나도 특이한 거 좋아하니까 쓰긴 쓸 거 같은데,
아마 한통만 쓰고 끝일걸.
출처: 뭘 쓰시든 자유입니다@생활게시판 23(일본어)
제가 이걸 왜 번역하냐면요...
'죽은 가족의 편지를 받곤 겁에 질렸다'는 묘사가 인상깊어서요.
자기 아들/남편인데도 말이죠.
그래도 번역할 생각까진 없었는데,
'룬의 아이들'이란 소설에서 비슷한 묘사가 나오더라구요.
(죽은 누나의 유령을 남동생이 두려워하면서도,
그런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정작 생판 남의 유령 상대로는 초연했음)
어쩌면 '유령이 자기 가족인데도 무섭다'라기보단
'유령이 자기 가족이라서 무섭다'가
진실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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