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티스토리 뷰

출처: 이해가 안 가! 62(일본어)

711: 익명: 2020/12/24(목) 20:58:18 ID:QntoL1
올핸 남동생과 단둘이 크리스마스 보내게 됨ㅋ
이렇게 된 경위를 썰 품.

배경설명: 내 아버지에겐 누나가 2명 있음.
큰누나를 A고모, 작은누나를 B고모라 칭하겠음.

B고모는 부모형제랑 연을 끊은 상태.

나는 게이고, 중학교때 처음으로 자각함.
숨기고 있었는데
고1때 엄마한테 들킴.
엄마는
더러운 것이라도 보는 듯한 눈길로 날 거부했고,
아버지도
'역겨운 놈'이란 표정을 숨기지 않음.
당시 남동생은 중3이었는데,
대충
"동성애는 형 자유겠지만, 나한텐 무리다"는 식의 반응.

차라리 혼내거나 대화라도 했다면 달랐겠지만,
부모님은 날 철저히 거부했음.

친가와 외가까지 말려드는 큰 난리통으로 번짐.
내가 게이인 건 친척들에게 널리 알려진 끝에,

'이 오물을 어쩌면 좋을까'로 아웅다웅함.
특히 친가 쪽이 지독하여, A고모와 할머니는

"역겹다", "어떻게 그럴수가", "인간도 아니다"라고 난리쳤음.
엄마도 A고모한테 동조해서
울면서
"이딴거 더이상 필요없어!"
(진짜로 이렇게 말함)

내 마음속도 카오스였음.
'최악의 경우엔 고아원에 가게 될지도'라고까지 생각했음.
'집에서 쫓겨난 후엔 어떡하나'를 걱정하느라
학교생활 걱정은 할 겨를도 없었음.


친척회의가 몇번 열렸지만,
다들 날 역겨워해서 거부하는 분위기라 결론이 안 나옴.

일단은 학교엔 계속 다녔지만
며칠후 아버지가
"니 짐 챙겨라"라고 함.
속으로
'결국 쫓겨나는구나...'하며,
교복, 학용품, 기타 적당히 갈아입을 옷만 챙겼음.
'짐은 무조건 줄여야 움직이기 쉽겠지'싶어서 게임과 만화는 포기했음.
솔까 '고등학교도 자퇴하게 되겠지'했지만,
내가 희망해서 입학시험 봐 들어간 곳이라
교복도 짐에 포함했음.

짐을 여행가방에 챙기고,
'앞으로 난 어떻게 되는걸까...'하며
울기 직전이었는데, B고모가 내 방에 휙 들어오심.

B고모를 만나는건 3년만이라 엄청 놀랐음.
곤혹스러워하는 나에게 고모B가 "갈 준비 됐어?"라고 물었고,
당황하며 "어, 네!"하면서 여행가방을 들었음.
B고모: "그게 다야? 자기 물건은 확실히 챙겨가자구."
덕분에 게임, 만화 등등
내 물건은 거의 다 가져갈 채비가 됨.

집 앞의 큰 차에 싣고, 나는 B고모를 따라 B고모 댁으로 가게 됨.

712: 익명: 2020/12/24(목) 21:26:33 ID:QntoL1
'가족의 연을 끊었던 B고모가 어째서?'라든지,
'어떻게 연락했지?' 등등,
모르겠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
전혀 모르는 데로 쫓겨나는 건 아닌듯해서 좀 안도했음.
운전하던 B고모는 내가 빤히 보는 걸 깨닫곤,
"이제부터 우리 집에 갈거야.
이동시간 길테니까 각오하렴ㅋ"이라며 웃었음.
좋아했던 B고모를 만난 기쁨과 동시에, 갑작스런 불안이 엄습해서
"나에 대한 얘기 들었어?"라고 물었고,
"응"이란 대답이 돌아옴.
그 대답과 동시에, 무슨 더러운 생물을 보는듯한
A고모와 엄마의 눈빛이 떠올랐고,
너무 무서워서 고개를 푹 숙임.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작은 목소리로 "난 게이야."라고 말했음.
B고모한테도 분명히 말해둬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음.
설령 기분나쁘게 여기신다 해도.
고모 B는 밝은 목소리로
"넌 어떤 사람이 타입이니? 연예인 중에 있어?"라고.
예상과는 너무 다른 대답이라 엄청 당황했지만,
잠시 생각해보곤 "F씨(남자 연예인)같은...?"이라고 대답했음.
"고모도 F 알아! 멋지지~"라고, 굉장히 밝게 말하심.
왠지 그때 감정이 복받쳐올라 눈물이 흘렀음.
내가 게이라는 사실을 '보통'으로서 받아들인채로 이뤄지는 대화.
그 대화가 기뻤다기보다는, 안심이 됐었음.

그때부터 난 대학졸업까지, B고모와 같이 살았음.
B고모는 내게 참으로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심.
예를 들면, 동성애자를 받아들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사고방식을
나로선 상상이 안 가는 관점에서 설명해준다든가.
각각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보통'의 차이라든가,
결과적으로,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지만,
게이인데도 올곧게 성장했다고 생각함.

집을 나간 후 부모님과는 한번도 안 만났음.
동생은 대충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B고모네 집에 옴.

내가 사회인이 되어 자취를 시작했고,
B고모와 남동생 둘이서 삼.

몇 년 후, B고모가 암으로 허무하게 돌아가심.
재산은 우리 형제한테 남기시고.

B고모가 돌아가시자 A고모할머니
이제와서야 유산 상속 운운하며 난리치는 건 경멸스러웠음.
'가족의 연을 끊어놓고선, 죽고 나니까
무슨 낯짝으로 유산 내놔라 소리가 나오나'
하고 화도 났음.
다만 B고모는 나중에 문제가 안 되도록
서류처리랑 유언장 등을 철저하게 처리해두셔서,
변호사가 A고모와 할머니의 입을 닥치게 했지만.

지금은 B고모의 집에서 남동생과 둘이서 살고있음.
B고모가 안 계신 첫 크리스마스라서 무척 허전하다.
유산은 안 남겨줘도 되니,
살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713: 익명: 2020/12/24(목) 21:31:53 ID:MYmqL19
>>712
동성애자임을 받아들이든 못 받아들이든,
가족은 가족이니까 존재까지 부정할 것까진 없는데말야…
B고모가 좋은 분이라 다행이다만,
가족들이 너무나도 180도 돌변해서 읽다가 눈물났음.

714: 익명: 2020/12/24(목) 21:39:42 ID:QntoL1
>>713
애도보단 돈이 먼저라, 진짜로 열받았어요.
다만 제가 어엿하게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건 B고모 덕분이라고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
생략한 데가 많아서, 모르겠는 데가 많으실겁니다.
다 쓰면 너무 길어지거든요.

715: 익명: 2020/12/24(목) 22:38:05 ID:scxnL1
혹시 B씨도 같은 문제로 부모님 댁이랑 연을 끊은거야?
동성애자였다든가, 아니면 동성애자랑 단순한 친구였다든가

727: 익명: 2020/12/25(금) 10:56:58 ID:fWrkL1
>>715
B고모는 결혼하고도 애는 안 낳았어요.
불임이 아니라, 안 낳기로 결정한겁니다.
이유는 어릴때부터 고부갈등을 보고 자란 영향 등을
여러모로 생각한 결과, "난 엄마는 안되는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남편과도 의논해 결정했다고 해요.
다만 A고모와 할머니가 성격이 그 모양이라,
"여자로서의 행복은~~" 어쩌고저쩌고, "무가치한 삶~~" 어쩌구저쩌구... 지독했지요.
최종적으론 "이럴꺼면 뭣하러 딸로 낳았는지 모르겠다"라는
할머니의 말을 결정타로 절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결국은 친부모에게 전적으로 부정당한 상태에서
"남편에게도 피해가 가니까"라며 이혼하고
B고모는 혼자 살게 된 겁니다.

정말로 멋진 고모였지요.
인간으로서의 사고방식을 여러모로 가르쳐준 사람이었습니다.

출처: 이해가 안 가! 62(일본어)

아니 저기요... 남동생은 어쩌다 부모랑 연 끊었는데요...?
그 부분을 생략하지 말라구요...

'해외썰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친 시애비(자칭 발명가)가 며느리에게 자작 섹○토이를 보냈다! "내거랑 같은 크기로 만들었단다ㅎ"→온 마을에 공개처형한 썰[일본 2ch/5ch 막장썰 번역]  (2) 2021.03.26
내가 입원하자 즉시 이혼한 전남편. 그놈이 최근 러브레터(?)를 보냈는데 내용이 '우리 부모님 병수발 좀 들어줘'[일본 2ch/5ch 막장썰 번역]  (1) 2021.03.15
고졸 식당직원이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자 부모님이 정신병원에 데려간 썰[일본 2ch/5ch 막장썰 번역]  (1) 2021.03.12
"경마 끊고싶은데 끊기 싫어" 도박중독의 공포[일본 2ch/5ch 막장썰 번역]  (6) 2021.03.07
아내탓&자식탓 하던 이혼남이 직장동료 자식들한테까지 이상한 장난치다가 직장에서 왕따된 썰[일본 2ch/5ch 막장썰 번역]  (1) 2021.02.28
남편: "우리 어머니는 당신을 싫어해. 좀 더 좋은 며느리가 되란말야" 알고보니 남편&시누이의 이간질이었다.[일본 2ch/5ch 막장썰 번역]  (3) 2021.02.17
"그이에겐 당신같은 미인이 어울려요!" 상간녀를 부추겨 투자중독&외도&가정폭력&가스라이팅 남편과 붙여주고 나는 무사히 튄 썰[일본 2ch/5ch 막장썰 번역]  (1) 2021.02.17
온 가족이 짧은머린데 화장실 바닥에 자꾸 장발 머리카락이 떨어져있다→범인은 '셀카봉'?![일본 2ch/5ch 막장썰 번역]  (1) 2021.02.1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