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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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Reddit 법률자문/상해죄/[오레곤 주]실수로 까마귀 보디가드 부대를 탄생시켜 버린듯. 얘네들이 사람 다치게 하면 내 탓이 됨?(영어)

난 포틀랜드 오레곤에 사는 20대 후반.
10대 초반땐 가벼운 고스룩(원문: emo/goth)에 빠져살았지만

emo/goth: 위 사진의 가운데 사람같은 패션. 미국에선 중2병 패션이라는 인식이 있음.

이젠 나이도 나이니까 그런덴 관심 없어진 줄 알았음.

근데 몇달 전에 까마귀에 대한 자연 다큐를 봤음.
거기서 "까마귀들한테 먹이를 주면 작은 선물들을 가져온다"고 그러더라.

그걸 보고 나의 어둠의 다크한 중2병 emo가 풀파워로 되살아났음.
마침 휴가중이라 시간도 많겠다, '까마귀 친구들을 사귀어보자' 했어.

근데 효과가 지나치게 좋았음.
우리 동네에 살던 5마리 까마귀 친구들
15마리짜리 강력한 군대가 되었음.


처음엔 이웃들은 안 싫어했고, 되려 재밌어했음.
여기 사람들은 대개가 노인들에, 조류관찰 클럽 소속임.
내가 가는 곳마다 까마귀들이 졸졸 따라다니는걸 재밌어하는 듯했음.

근데 최근엔 까마귀들이 날 호위하기 시작함.
이웃 할머니랑 사회적 거리두기 상태로 잡담하는데
(난 우리집 현관 바로 밖에, 할머니는 우리 집 정원에서)
까마귀들이 할머니 머리 위로 수직낙하를 시작하는거야.
옆집 할머니가 우리 집 정원을 떠날 때까지 그 짓을 계속했음.

할머니한테 실제로 닿지는 않았는데, 아슬아슬하게 부딪칠 뻔 하긴 했음.

내가 밥주던 까마귀들이 사람을 다치게 하면 법적으로 내 탓이 됨?
단언컨데 그 까마귀들은 나로선 통제불능임.
내 이웃들을 공격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근데 이 문제를 내가 만든 건 사실이거든.
누가 다치면 내가 치료비 물어줘야 되나?

말해두건데, 24시간 내내 공격적인 건 아님.
이웃들이 평범하게 지나갈 땐 그냥 친근하고 정상적인 까마귀들임.
나와 내 땅에 누가 접근할 때만 위협적이 됨.

3줄 요약: 나 완전 까마귀 여왕 됨.
어쩌다보니 내 까마귀 군단이 다른 사람들을 위협함.
이러다 누가 다치면 법적으로 내 탓임?

추가수정: 글쎄, 공격하도록 훈련시킨 적 없다니깐?
많은 답변 고마워.
내 멍청함이 님들을 즐겁게 했다니 나도 기뻐.
기부금은 됐어. 그 돈은 님들이 사는 지역의 조류보호협회에 기부하길.


↘법률조언은 아니다만, 그 까마귀들은 아마도 '수직낙하 폭격 금지'를 훈련시키는 게 가능할 만큼은 똑똑할거다.


↘자원엄호(resource guarding) 중인 거임.
사람들을 공격 못하게 하려면, 방문객들로 하여금
반짝이는 물건이나 먹이를 까마귀떼에게 갖다주도록 해야 함.
님도 방문객들에게 까마귀용 간식봉지를 하나씩 나눠주고.
걔네들이 다이빙 폭격을 또 저지르거든, 24시간동안 먹이 안 줄것.
까마귀들이 방문객들에게 좋게 굴면, 더 좋은 먹이를 줘서 긍정적 강화를 노릴 것.
내 배우자(자연생물학 전문가. 조류학 책도 썼음)의 조언임.


↘너님의 까마귀 먹이주기와
까마귀들의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서
님한테 유죄를 내리는 데 성공한다면...
상당히 특이한 승소 케이스가 될테지.


↘↘얹고, 쓰니가 까마귀들에게 사람들을 공격하도록 유도/훈련/조종했단 걸 입증한다?
'훈련'을 목격한 증인도 없이 그게 가능하긴 하겠느냐마는...
주장하는 거 자체는 뭔들 못 주장하겠어? 재판이 다 그렇지 뭐.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2가지 정도네.
1) "쓰니가 새들에게 먹이를 줬고, 그 새들이 사람들에게 공격적이다."
=이웃 주민이 쓰니가 집 밖에 먹이를 촤악 뿌리고 도로 들어가는 걸 목격한다.
그것만으론 그냥 해프닝이잖아. 원고가 승소할 가능성 낮음.

2) 쓰니가 노인 복장을 입힌 허수아비를 꽂아놓고
새들에게 수직낙하 공격을 훈련시키며,
잘 공격했을 때마다 상으로 먹이를 주는 장면을
이웃 주민이 촬영해 증거로 제출한다.
그래, 이 정도면 쓰니가 패소할 가능성 있음.


↘법률조언은 못하겠지만,
나도 한때 중2병 까마귀 마스터였던 자로서 다른 마스터에게 조언할 수는 있음.

추워질수록 까마귀의 먹이공급원이 줄어듬.
그럴수록 걔네들은 님에게 의존하게 됨.
아마 그래서 난폭해진 걸거야.

까마귀는 부분적인 철새임.
75% 정도는 따듯한 곳으로 날아가고, 일부는 남아서 겨울을 버텨냄.
님은 먹이를 공급함으로서, 의도치 않게 겨울나기 까마귀의 비율을 높인 거일수도 있음.
님이 나쁘단 건 아니고.
본의 아니게 그러는 사람들 많거든. 새 모이통을 가을까지 남겨뒀다든가 해서.
그냥 그렇게 됐단걸 알아는 두라고.

여기서 선택지가 갈림. (a)밥을 더 줘서 공격성을 억누르느냐?
아니면 (b)반대로 덜 줘서, 무리가 분열되게 하느냐?
(다만 두번째 방법의 경우, 초반엔 공격성이 되려 높아질수도 있음)
새모이 통을 놔두면 해결될지도.
모든 공격성이 모이통 엄호로 돌아갈거야... 아마도.
봄이 오면 얌전해질거고.

까마귀용 자판기를 놓는 걸 추천할게.
돌멩이 등을 넣으면 모이 나오는 거. 인터넷에 관련 정보 많음.
뭐, 초보자니까 일반적인 모이통도 괜찮고.

아마 님은 까마귀를 쉽게 훈련시킬 수 있을거임.
까마귀들은 님에게 관심이 지대하거든.

출처: [오레곤 주 까마귀부대]후기: 까마귀 부대가 사람 목숨을 구함(영어)

가능한한 짧게 씀.
이 지역 조류보호협회에 도움을 청했음.
그 사람들은 까마귀한테 먹이주면 안된다곤 여기지 않았음.
대신에 이웃들도 까마귀 먹이주기에 동참하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함.
그러면 더 사회화가 잘 될 거라고.

효과가 있었음. 이제 이 지역에서 까마귀떼는 소중한 이웃이 되었음.
다이빙 공격도 더이상 안 함.

더 놀라운 건, 어쩌면 얘네들이 사람 목숨을 구한 걸지도 모름.
최근 여기 눈이 엄청 내려서 길이 아주 빙판임.
이전 글에도 썼듯이, 여기 주민들은 대개 노인임.
이웃 주민 중 하나가 차고로 걸어가다가 낙상하셨는데, 다시 못 일어섰음.

까마귀들이 피융피융 날아다니면서 역대급으로 시끄럽게 깍깍댔음.
다른 이웃이 뭔 일인지 나와봤다가 할아버지가 자기 집 부지 안에 쓰러져있는 걸 발견.
다행히도 무사하심! 멍만 좀 드셨음.

당연한 얘기지만, 그 이후로 까마귀들은 엄청 밥을 잘 얻어먹고 다님.

내 첫 글에 댓글 달아줘서 고마워.
님들이 궁금해할 거 같아서 후일담 가져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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