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티스토리 뷰

출처: 인생 최고로 충격적이었던 경험 2(일본어)

773: 익명: 2015/07/25(토) 08:30:09 ID:KMH
관점에 따라선 제가
남의 남자 뺏은년일지도 모릅니다만...
유부남이었던 남자랑 결혼한 썰 풉니다.

남편: 32살 회사원
나: 26살 전업주부
전처: 아마도 32살. 전업주부(였음)

저는 단과대학 졸업 후 잠시 이곳저곳 전전하다가
한 회사에 임시 하청직원으로서 입사했습니다.
그 때 제 교육을 맡은 직원이 지금은 제 남편입니다.

전에 있던 회사에선
하청직원은 압박&갑질당하는 경우가 잦았어서
좀 불안했는데...
그 사람(이하, 남편이라 쓰겠습니다)은 달랐습니다.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제게
싫은 소리 한번 않고 몇번이고 가르쳐주고,
격려해주고, 존댓말로 상냥하게 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좋겠다. 이런 사람이 남편이라면 행복하겠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사람은 결혼반지를 끼고 다녔으므로
'하긴, 좋은건 당연히 누가 진작에 채갔지...'
라고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회사 화장실에서 울면서 나오는 남편을 봤습니다.
별 뜻 없이
"무슨 일이세요?"라 묻자,
"미안, 괜찮아. 고마워."라고.
근데 울만한 사람이 아니라서,
며칠 후 남편이 퇴근하는 타이밍에
"정말 괜찮은거 맞아요?
저라도 괜찮다면 상담해 드릴게요."

라고 말해봤고, 알고보니 문제는 아내 분이었습니다.

요약하자면,

  • 아내가 4년째 불륜중.
  • 아무리 애원해도 계속 바람핌.
  • 5년째 결혼기념일과 30세 생일축하를 하려고 했지만,
    상간남이랑 보내겠다면서 약속 펑크냄.
  • 어떻게 해야 불륜을 그만둘것인가?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도 뭐라 답해야 할지 곤혹스러웠습니다만,
(이렇게까지 무거운 내용일줄은 몰랐만 말이에요...)
생각난 걸 솔직하게 답했습니다.

  • 사모님은 당신을 깔보고 있습니다.
  • 사모님의 마음은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요.

그러자 남편이 통곡하기 시작함...
그러고 보니, 이 사람이 밥먹는 걸 본 적이 없네?
딱 봐도 너무 말랐고.
나: "식사는 제대로 하고 계신지요?"
남편: "사실상 상간남의 아내 노릇하느라
그쪽 집에 출근하다시피 해.
점심&저녁밥 값으로 한달에 만오천엔 받아."
나는 속으로 '고작 그걸갖고 될 리가.
완전히
돈 벌어오는 호구 취급이구만?'했고,
다음 날부터 도시락 싸오기 시작함.
그때까지 요리 한 적이 별로 없어서,
엄마한테 배워가며...


도시락을 건네자 울먹울먹하며 "고마워. 돈 낼게"라길래,
"돈 안 주셔도 돼요"라고 말했습니다.
먹으면서도 울면서 "맛있어, 맛있어"라고 하면서 먹었습니다.

그 때부터 매일 점심때 도시락 싸들고 갔습니다.
그리곤 함께 점심을 먹었죠.
남편도 당시엔 일단은 유부남이었던지라,
분위기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먹진 않았어요.

774: 익명: 2015/07/25(토) 08:33:35 ID:KMH
그러길 반년. 남편이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지 않겠냐고 제안했습니다.
남편: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이 날 구원했습니다.
아내완 이혼하기로 결정했습니다만,
괜찮다면 그 후에 저와 사귀어주지 않겠습니까."
물론 OK했습니다.
아마 얼굴이 새빨개져있었을 거 같아요.

다만 남편은 전처에게 미련이 남은 듯해
약간 불안했습니다.
근데 남편과 전처, 나 셋이서 대화의 장을 펼치게 됐을 때
전처가 나한테 컵을 던졌는데,
그 때 저를 감싸 보호해줬어요.
게다가, 그 이후 동거를 시작했을 때도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나는 사랑받고 있구나'란 실감이 들었고,
지금도 사랑한다고 말로 표현해주는 걸 보면,
기우(쓸데없는 걱정)였나 봐요.

사귀기 시작했을 때 서로 대놓고 말은 안 했지만,
적어도 전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저희 부모님도 처음엔 이혼남이란 사실에 난색을 표했지만
남편과 대화하다가 어찌저찌 경계심을 푸셨고...
엄마는 "좋은 사람이구나. 소중히 하렴."이라셨어요.

전처한테선 위자료를 안 뜯어냈습니다만,
재산분할, 상간남한테서 뜯은 위자료,
이후에 저금한 돈 등으로
나름 결혼식도 치루고, 웨딩드레스도 입어봤습니다.
저는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됐습니다.

지금은 결혼 1년째로, 임신했습니다.
우리 부모님도 남편도 축복해주며, 정말로 소중히 대해줍니다.
무향(無香) 샴푸랑 비누도 사주고,
제 입덧을 걱정하여
퇴근해서 돌아온 즉시 목욕해주고, 욕조 청소도 해주고,
화장실 볼일이랑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고 와주는데다가,
제 몸 수발도 들어주고,
입덧에 좋다는 음식을 사오거나 만들어주는 등등...
남편 덕분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당신과 결혼하길 정말 잘했어.
밥 먹을때의 미소가 너무 좋아. 행복해!!

775: 익명: 2015/07/25(토) 08:44:55 ID:bBM
남편에게 있어서 님은 구세주에, 가장 사랑하는 여성이야~!
행복하라구

776: 익명: 2015/07/25(토) 09:19:03 ID:MYF
이건 그냥 염장지르기잖아ㅋㅋㅋ
사귀기 전에 제대로 전처와의 결혼생활에 결말을 지어준 멋진 남편이네요.
행복하시길~

778: 774: 2015/07/25(토) 10:02:32 ID:KMH
감사합니다.
임신하면 남편이 싫어진단 얘기에 무서웠는데요,
되려 나날이 더 좋아지니 참 다행이죠.
전 진짜로 행복합니다만,
남편도 더 행복해지도록 노력할게요!!

780: 익명: 2015/07/25(토) 10:46:58 ID:EBm
나도 '임신하고/애 낳고 나서부터 남편이 어쩌구저쩌구'
소리 엄청 들었는데,
괜찮았음ㅋ
결국 남편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린거지!
좋은 남편, 좋은 아내네. 언제까지나 행복하길~!

781: 774 2015/07/25(토) 14:59:48 ID:KMH
감사합니다!
제 경우에도, 남편이 여러모로 지지해주는 게 크다고 봐요.
아이 이름을 함께 생각한다든가 할 때 엄청 즐거워요!
정말이지 신에게 감사할 따름이예요ㅋ

777: 익명: 2015/07/25(토) 09:57:18 ID:0ha
둘 다 행복해져서 다행이네(전처 빼고)

출처: 인생 최고로 충격적이었던 경험 2(일본어)

훈담인 동시에 막장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