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티스토리 뷰

설국열차에서 트루먼쇼 찍으면서 다이버전트&헝거게임 하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쓰니까 되게 근본없는 표절작 같은데...
재밌게 잘 쓰인 소설이에요.

연재 링크: 스노볼 - 책 | 카카오페이지
※스노볼 아닙니다. 스노볼입니다.

기후변화가 닥친 미래. 전 지구가 남극 날씨입니다.
유일한 예외가 유리돔 '스노볼'이죠.
대부분의 인류는 스노볼 밖에서 고달프게 삽니다.

그런데도 스노볼 안의 소수 특권층들에게
반란을 안 일으키냐고요?
아무리 식량생산이 스노볼 안에서 이뤄져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불공평하면 '너죽고 나죽자' 마인드로
유리벽 깨부수려 드는 사람들도 나올텐데요?

그 문제는 밖 사람들이 안쪽 사람들을
좋아하게 만드는 걸로 해결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안쪽 사람들은 바깥 사람들을 위한
리얼리티 쇼
배우&편집자&디렉터들입니다.

배우들은 자기가 나오는 드라마를 못 보니,
막장 전개(불륜, 범죄 등)도 가능하죠.

디렉터 지망생인 여주인공에게 배우 캐스팅이 들어옵니다.
여주인공이랑 똑같이 생긴 인기 여배우가
자살해서
급하게 대타가 필요해진 상황.
사실 배우가 아니라 디렉터가 되고싶었지만...
옳다구나 하고 덥썩 받아들이죠.

근데 여주를 스카우트한 디렉터는

심부름꾼을 여주 눈앞에서 죽여서 입막음부터 합니다.
여주:
"헐 이거 내가 생각하던 거랑 다른데여.
스노볼=지상낙원 아니었음?"

디렉터: "그래서, 돌아갈래?"
여주: "아니오."

...여주도 좀 제정신이 아니네요.
깡 있고 추진력 강한 애를
평생 영하 40도 지역에서
전기발전 쳇바퀴나 돌리게 만들어놓으면
이렇게 되나 봅니다.


디렉터: "니가 평생 대역배우로 살아주면
스노볼 밖의 네 가족들을 평생 금전적으로 지원해주고,
정기적으로 면회도 할 수 있게 해줄게.
단, 이건 네 가족들한테도 비밀이야.
공식적으론 넌 디렉터로 스카우트된 거야."


완벽한 조건이지요. 당연히 받아들입니다.

근데, 죽은 그 애로 살기엔 걸리는 게 너무 많아요.
심부름꾼의 마지막 순간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지문이 변한 탓에 출입금지구역 세큐리티가 오작동해서
끔찍한 비밀시설을 목격하질 않나,

"진실을 알려주겠다"는 익명의 전화도 막 걸려오고.


원래 10대 중후반이란 사연 없이도 비극적일 수 있고,
낙엽만 굴러가도 폭소할 수 있는 나이죠.
그런 그나이 특유의 감성을, 창작물에선
디스토피아라는 극단적 상황으로 표현하는 시도는 늘 있었습니다.

(물론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대부분은
엽총으로 서로를 사냥한 경험-_-이 없지만
헝거게임은 그들의 공감을 받았고, 잘 팔렸습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내용이 '그 나잇대 감성'이랑 잘 맞아요.)

◆배틀로얄: 10대들이 학교 밖 각박한 세상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대해 느끼는 공포
◆다이버전트: 직업 선택의 압박, 집단에 받아들여지기 위해선 진정한 자신을 숨겨야 한다는 딜레마
◆헝거게임: 자신이 과연 미성년→성인으로 무사히 옮겨갈 수(살아남을 수) 있을것인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불안
◆메이즈러너: 불가해하고 거대한 사회를 맞닥뜨린 조그만 나

...를 표현했다 치자면, 스노볼은 에 추가로
'온라인으로 표현된 나와 실제 나의 괴리'가 추가된 작품입니다.

이런 류의 작품이 마땅히 그래야 하듯,
현실은 철저하게 시궁창입니다.
세상의 부조리함은 우리같은 인간 한두마리 힘으론
도저히 수정할 수 없이 거대해서,
그냥 인간세상인데 코스믹 호러마저 느껴지지요.


첫인상은 대단해보였던 남주인공(?)은 알고보면
개새끼는 아니지만 백마탄 구원자님도 아닌,
그냥 적당히 현실타협적이고 적당히 양심있는 인간 한마리고요.

그러니 결말도 '세상을 바꿨습니다'가 아닌,
'일단 고비는 넘겼습니다'같은 엔딩이라

(적어도 1부 엔딩은 그럼)
한숨 돌리긴 했는데, 살짝 똥누다 끊은 느낌입니다.

이쯤되면 빌런도 사실 (본인 말마따나)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인간이고
남주도 체제존속을 위해 여주를 이용한 거 아닐까 의구심이 들 정도예요.


그래도 재밌습니다. 강력 추천.
2부도 분명 재밌을텐데... 손이 안 가네요.

연재 링크: 스노볼 - 책 | 카카오페이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