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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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하신 혈육느님께서
(뭐 줄때만 혈육느님이고 평소엔 걍 혈육임)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해주신지라
거기 있는 것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제가 옛날부터 성격이 이상해서

드라마를 보기가 이상하게 괴로울(혹은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더라구요.

드라마란 결국 사람의 이야기인데,
그게 너무 마음에 무겁게 다가온달까요...

(딱히 공감능력이 높은 인간도 아닌데 왜...)
심할 땐 가족들이 거실에서 TV보는 소리도 힘겹습니다.

결국 모처럼 넷플릭스를 개통하고도
과학 다큐&지브리만 주구장창 봤는데...
요번에 저한테도 봐 지는 드라마를 발견했습니다.

결코 순한맛은 아니에요.
판타지 '범죄' 수사물인걸요.

근데도 보기 안 괴롭고 술술 넘어가더군요.
(이유는 아마도...
판타지 설정이 가미돼서
심리적 거리감이 생긴 덕?)

링크: 루시퍼 Lucifer(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호적상 이름이 진짜로
루시퍼 모닝스타
(Lucifer Morningstar)
인 방탕한 부자놈이 있습니다.

이놈은 눈이 마주친 사람의
가장 내밀한 욕망을 드러내는 능력이 있습니다.


(예: 루시퍼가 결혼식장에 쳐들어가서
부자 연상남과 결혼하는 젊은 새신부랑 눈을 마주치면?)

어머나! 결혼식이 파토났습니다!

사실 이놈은 '그' 루시퍼 맞거든요.
지옥을 다스리는 악마군주.
지금은 파업하고 지상에서 농땡이중이지만요.
당연히 총칼따윈 두렵지 않은...데...?

어느 여형사가 쏜 총에 중상을 입었네요!?


루시퍼: "와 신기하다! 이 여자 따라다녀야징~"
부하 악마: "아니 위험하잖아! 그냥 그 여잘 죽이라고!"
형사: "내 의견은 아무도 안 물어보냐?"

형사가 질색하든 말든,
(형사의 상관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을 구워삶아서
'민간인 자문인' 자리를 꿰차고
범죄 수사에 따라다니기 시작합니다.


인상깊었던 점을 꼽자면
1.초자연적 존재들이라면서 엄청 인간적이다
"여형사를 만나 악마는 인간이 되었다"
...같은 로판전개는 아닙니다.
얘는 1시즌 1화부터 그냥 사람이더군요.
루시퍼의 지인이 살해당했는데
루시퍼 탓은 아니지만, 루시퍼가 관여하긴 했습니다.
그러자 수사에 매우 협조적이더군요.

"내가 그녀에게 범인을 소개 안 해줬으면
안 죽었을지도 몰라...(착잡)"
라면서요.

보다 보면 신격 존재들이 외모와 마음 둘 다
그렇게들 사람같지 않을 이유가 끊임없이 떠오릅니다만...

(예: 신이 자신을 본따 인간을 만들었다는 설정이라면,
신은 네안데르탈인처럼 생겨야 되는 거 아닐까요?ㅋㅋㅋ)


2.심리 상담가의 비중이 높다
정신과 의사가 열일합니다.
스토리 전개 면에서도, 캐릭터 비중 면에서도.

위에 쓴 대로 비인간 캐릭터들이 쓸데없이 인간적이라...
루시퍼
(타천사)고, 루시퍼 어머니(여신)고,
루시퍼 잡으러 온 형
(천사)이고,
다들 왜 그렇게 심리상담에서 큰 도움을 받아가는 거냐고요!ㅋ


여담으로, 심리상담 및 정신과치료에 대한
LA적 사고방식이 엿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정신과적 접근=최후의 수단
이라는 인식인 곳도 아직 많은데,
저 쪽에서는 현명한 자기관리의 상징,
아직 아무 문제 없어도 예방 차원에서 받을 수 있는 것
이라는 인식인 듯하네요.


3.(남성 시청자 입장에서) 눈요깃거리가 많다
이건 저한텐 별 감흥없는 특징이라 패스.

4.'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타입 캐릭터
악마 캐릭터의 클리셰긴 하죠.
근데 대부분은 계약 속성에 따라붙는 특징인데
여기 루시퍼는 악마의 계약을 제시하진 않더군요.
그저 욕망을 부추길 뿐, 결과는 오롯이
인간의 선택과 재능과 노력에 의한 겁니다.

형사: 그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가서
"Hello, drug dealers!"
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루시퍼: 절대 안 그럴거야.

루시퍼: "(
한국어로)안녕, 마약상!"

거짓말은 안 했습니다. 영어 말고 한국어로 외쳤으니까.
(깨알같이 BGM은 샤이니(Shinee)의 루시퍼...)

링크: 루시퍼 Lucifer(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어째 리뷰만 쓰면
흥미가 똑 떨어지는 미스테리...
분명 재밌어서 리뷰를 썼고,
쓰는 과정도 즐겼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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