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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모님이 무덤까지 가져갈 새까만 과거(일본어)

818: 익명@오픈 2015/06/21(日)18:57:06 ID:J60
쌍으로 머리가 나쁜 부모의 속도위반 결혼으로 태어났다.

애를 낳았으면 키워야 한다는 부담을 못 견뎠고, 결국 나는 버려졌다.
친척집을 전전하며 살면서 고등학교까진 졸업했지만
"이제부턴 혼자 힘으로 살아가라"며 쫒겨났다.

여관에서 숙박 제공을 조건으로 고용돼서, 거주지 등록은 거기로 했지만,
월급은 쥐꼬리에, 사는 곳은 좁고 어둡고 습기찬 단칸방.
매일 '왜 내가 들어섰을 때
엄마아빠는 낙태수술해주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며 일했다.


20세 전후쯤에, 여관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자 아저씨와 아는 사이가 됐다.
내 나이의 2배쯤 되는 나이에,
이혼경력 2회인 중졸 아저씨.

나이보단 젊어보여서 34,5쯤으로 보였다.
바보같을 만큼 사람 좋은 성격에,
절망적일 만큼 여자 보는 눈이 없는 사람으로,

전처들은 둘 다 불륜을 반복하거나 도박중독이라
아저씨가 완전히 지쳐버려 이혼했었다.


말하기 쉬운 사람이라 서로 많은 얘기를 했다.
내 어린시절과 현재 상황 등을 말하자,
"우리 집에 와! 나랑 어무니(70세)밖에 없으니까 신경쓰지 말고!
우리 집을 거주지로 등록하면 새 직업도 찾기 쉬울 거야!"라고 말했어.

'이러니까 이혼 2회에 맨날 돈이 쪼들리지...'라고 잠시 생각했지만,
내 입장에선 집과 집주소를 공짜로 얻을 수 있으니 꽤 좋은 제안이었어ㅋㅋ

물론 속아서 못볼 꼴을 겪을 가능성도 생각했었지만,
지금까지 인생이 인생이었던지라 여기서 더 떨어질 데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저씨네 집으로 이사했어ㅋㅋ

아저씨의 어머님(이후 할머니라고 씀)은 갑자기 손녀뻘 애가 집에 와서 깜짝 놀랐지만
내가 허리가 약한 할머니 대신 청소니 요리니 이것저것 하다보니
미묘한 거리감을 두면서도 결국은 귀여워해줬어

그치만 "구직중이라는 사람이 생판 남의 집에 얹혀사는 건 수상하겠다"
는 얘기를 아저씨랑 하다가,
"그럼 나랑 결혼하면 이상할 거 없지!"라길래 속으로 '엥?' 했음
하지만 확실히 '나이차이야 어찌됐건간에 시집온 것처럼 보일테고,향후 생활하기엔 편리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너무한 소리긴 하지만, 난 당시 겨우 스무살이었으니까,
'정 위험해지면 이혼하고 맨몸으로라도 도망가면 돼'라고 생각했어ㅋㅋ

그래서 결혼식도 안 올리고, 사진도 안 찍고, 걍 혼인신고만 한 결혼을 했음

그리하여, 그로부터 꼭 20년이 지난 오늘,
아저씨였던 남편은 60세가 됐지만, 허리가 약한거 외에는 건강해
나는 두 애를 낳고 20년 가까이 악착같이 일하는 중이지만, 가족들과는 사이가 매우 좋다.
하지만 결혼 계기가 너무 괴상해서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무덤에 가져갈 수 밖에 없어서 여기에 써봤어.

820: 익명@오픈 2015/06/21(일)19:03:58 아이디:baI
>>818
이것 참 엄청난 고백이네요.
슬슬 자녀분들의 성인식을 신경쓸 때인가요?
인생만사 새옹지마네요.
한창 고생하면서 바닥까지 떨어졌던 경험이 두분의 아이를 행복하게 이끈 주춧돌이 되었겠군요.
부디 앞으로도 가족 사이좋게 지내시길.

821: 익명@오픈 2015/06/21(일)19:48:35 ID:eHV
>>818
남편,좋은 사람이네!읽고 있으니 친절한 사람이란 느낌이 와요.
결혼계기가 뭐든간에, 행복함이 느껴지는 글을 읽으니 그닥 뒤가 구린 사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822: 익명@오픈 2015/06/21(일)20:19:13 ID:J60
>>820 >>821
고마워요.
역겹다고 까일 줄 알았는데

솔직히 결혼 초에는 이혼경력 2회인 상대랑, 연애기간도 거의 없이
서로에 대해서도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채 결혼해서 잘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어ㅋㅋ
뭐 언젠간 나한테도 이혼경력이 붙을거라 생각했지만, 집과 집주소를 위해 치르는 대가라고 생각했지

근데 1년,2년(애가 생김), 3년,4년(또 애가 생김), 5년...하고 살다보니
'어라? 나 뭔가 평범하게 행복한 주부가 되어가고 있지 않나?'하는 느낌으로 왠지 20년이 지났다
물론 모든 게 다 순조롭진 않았지만 총평을 내리자면 역시나 즐거웠어.

지금은 남편이야말로 하느님이 툭 던져준 선물이었다고 생각해ㅋㅋ
지금도 '남편을 너무 좋아해' 스레에 글 쓸 정도고.
인생은 내리막길이 있으면 오르막길도 있단 건 진짜라니까.

823: 익명@오픈 2015/06/21(일)20:21:24 ID:WLN
>>822
웬만한 부부보다 행복해 보이네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825: 익명@오픈 2015/06/22(월)01:17:04 ID:mbQ
>>822
축하해요. 멋진 일이네요.

출처: 사모님이 무덤까지 가져갈 새까만 과거(일본어)

826: 익명@오픈 2015/06/22(월)07:55:50 ID:mzf
>>822
전혀 새카맣지 않다고 생각해~
엄청 훈훈해졌어!행복하시길!

827: 익명@오픈 2015/06/22(월)10:45:50 ID:4zT
가출소녀의 성공담 같은 얘기네, '재워줄 사람 모집중'같은 글 쓸듯한 종류의 인간.
현대였으면 레드카드랄까, 제대로된 결과가 안 나올거 같은데
남편이 어지간히 인격이 괜찮은 모양이네

828: 익명@오픈 2015/06/22(월)11:08:56 ID:0DU
일가친척 없는 여자애가 야쿠자한테 붙잡히는 게 아니라,
인심좋고, 집 딸리고, 할망구 딸린 인기없는 이혼남한테 붙잡혀서
해피엔딩이라...쩐다

829: 익명@오픈 2015/06/22(월)12:30:09 ID:WqF
요즘들어 여기서 최고로 훈훈한 얘기
100쌍의 부부가 있으면 100가지의 스토리가 있네
인생관이 바뀌는구만

830: 익명@오픈 2015/06/22(월)12:56:59 ID:aPH
상냥한 말로 구워삶아서 거둬들이고선, 역시나 아저씨도 손은 대는구만...

831: 익명@오픈 2015/06/22(월)14:26:39 ID:Lhr
아저씨 입장에서 보면 '두번 일어난 일은 세번도 일어날 수 있다'고,
가출소녀가 깡그리 들고 도망갈 수도 있는데 믿고 내버려둔거잖아.
그 정도 대가는 받아도 되겠지ㅋ
그냥 질질 끄는것보단 혼인신고를 했다는 점에서도 성실함이 느껴져.
아저씨가 죽으면 그 유산(없거나 마이너스일지도 모르지만)도 손에 들어올테니 말이지.

832: 익명@오픈 2015/06/22(월)14:33:36 ID:NKn
20살과 40세 남녀가 한지붕 밑에 있어서 아무 일도 안 일어날리 있냐ㅋㅋ
하지만 >>822가 행복하고, 애를 둘이나 낳을 마음이 들었다면 싫었던 건 아닐테고,
남편이 60살이 돼도 좋아한다면 평균이상으로 행복한 부부지.

834: 익명@오픈 2015/06/22(월)16:21:56 ID:vKZ
>>822가 앞으로도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저주를 걸테다

839: 익명@오픈 2015/06/23(화)11:25:54 ID: RQg
>>822
만남이야 어찌됐든, 운명의 상대를 만났단거지.

언제까지나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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