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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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지금껏 살면서 굉장히 충격이었던 경험16(일본어)


546:익명@오픈 2017/01/04(수)14:02:29 ID:EgN
딸 방에 도청기를 설치당함.

"왜 도청기라고 생각하는데? 착각 아냐?"라고 물으니
"도.청.기.라는 느낌이야, 틀림없어"라고.

가서 보니까 벽의 콘센트에
멀티탭 스위치가 있고, 크고, 두껍고, 색깔 칙칙하고,

콘센트구멍 2개를 써서 2개를 확보한다는 수수께끼의 구조.
애초에 꽂혀있는 게 연장 케이블 1개 뿐.
확실히, 이게 도청기가 아니라면 오히려 놀라울 듯한 The☆도청기.

언제 눈치챘는지 묻자, 커튼을 겨울용으로 바꿀 땐 없었다고.
창문엔 자물쇠를 채웠고 아무도 방에 들이지 않았으며,
창문을 열어봤더니 선명한 운동화 자국이 남아있음.
화분에 여러 식물을 키우면서도 청소는 안해서
더러운데 익숙했던 점이 이번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음.

일단 발자국 사진을 찍고, 내일 경찰을 부르자는 얘기가 됐다.
지금 생각하면 즉시 부를걸 그랬지만, 그때는 '시간도 늦었고 내일 불러도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딸애는 아내랑 자도록 하고, 나는 만일을 위해 딸애 방에서 잤다.
도청당하는 건 괜히 싫어서
막 구긴 신문지를 씌우고 미니 선풍기 바람을 틀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계~속 나도록 설치해놓고 잤다.

한밤중에 "까득" 소리가 나서 잠이 깨자 스으윽~하고 창문이 열리더니
검은 가죽 장갑을 낀 손이 기어들어오길래,
악수하는 듯한 모양으로 잡았더니 "흡끌뒈햐웨에에에" 뭐 이런 비명이 울려퍼졌다.
일단 창문으로 상대방의 팔을 끼우듯 억눌러놓고
손을 잡고 안 놓으면서 "경찰! 경찰 불러!"라 외쳤다.
상대방이 필사적으로 날뛰다가 장갑이 빠져 놓쳐버렸다.

범인은 이웃집 베란다로 튀려다가 실패해서
1m쯤 되는 틈으로 떨어져 꼼짝달싹 못하게 되어 경찰에 붙잡혔다.
창문 잠금쇠를 비틀어 여는 기구에 오른손을 베이고
왼손은 창문틈에 끼어 다쳐서 베란다를 붙잡지 못했다 한다
범인은 이웃집 아들이었고,
도청기 상태가 이상해서 일단 회수해서 갖고돌아가 조사하려고 했다고.

그리고, "다친건 (나)의 탓이니 치료비 내라" 소릴 들었음.
아니 그거 이상하잖아

일단은 이웃이고, 오래 안 사이고 하니
법대로 하는 건 못하겠구나 했었는데,
온 힘을 다해 제재하기로 했다.
'입은 재난의 근원이구나' 싶더군.

547:익명@오픈 2017/01/04(수)14:16:05 ID: WEb
치료비 내라 소리한 건 부모야, 본인이야?

549:익명@오픈 2017/01/04(수)15:33:32 ID:EgN
치료비 요구한 건 범인의 부모입니다.

아들 쪽도 잠금쇠를 비틀어 여는 기구에 대해
"방범대책 없는 샷시따윈 요즘 아무데서도 안 팔아",
"방범대책 안했으니 자업자득"이란 소릴 해댔으니 과연 부모자식이란 인상이었어요.
참고로 옆집의 샷시도 방범대책 없는 구형이라서 그걸로 연습했다고.
너네도 마찬가지잖아.

그리고 옆집 아들이라고 써서 우리 딸과 비슷한 나이로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마흔 가까운 아저씨입니다.
뭔가, 마을의 버릇없는 꼬맹이라는 인상이 강해서 아들이라고 썼는데,
완전 어른이며 이혼하고 부모님댁에 돌아온 아저씨입니다.

옛날엔 "형아 형아"하면서 뒤따라오던 귀여운 면도 있었습니다만,
다시 얼굴을 보니 전혀 귀엽지 않은 뚱보였습니다.


출처: 지금껏 살면서 엄청 쇼킹했던 경험16(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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