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줌마의 해외 익명 막장썰 번역

티스토리 뷰

출처: 새 글타래를 세울것까진 아니지만 하고싶은 긴 얘기 16(일본어)

959: 익명@open 2019/08/09(金) 09:18:39 ID:4JA
우리 친정엄마는 10대 때 어머니를 잃었음.

엄만 가고시마에서 나고자랐지만,
고졸로 취직해 도쿄에 온 후 아버지도 돌아가셔서
그닥 사이 안 좋던 오빠(나한텐 외삼촌)밖에 없으니
고향엔 한번도 안 돌아갔음.
그래서 나도 외가친척과는 일절 교류가 없었음.

내가 결혼할 때, 상견례 후 약혼자네 집에 식사초대 받았음.
시어머니(당시엔 약혼남 어머니)가 요리가 취미셔서,
요리를 잔뜩 만들어 주셨는데

맨 마지막에 후식으로 나온 계반(鶏飯; 닭밥)을 먹을때
엄마가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림.
그 때 처음 안건데, 엄마도 가고시마 현 출신이었음.
계반은 가고시마 향토요리고.
(닭고기 넣고 지은 밥하곤 다른 거임)

※일종의 국밥입니다.
블로그에 레시피 올려놨습니다.
링크: 가고시마 현 전통 요리 '계반(닭밥)' 레시피

시어머니도, 나도, 아빠도 당황해 어쩔줄 모름.
"왜 그래?"
"...엄마(かあちゃん)의 맛이 나..."
자기 엄마가 자주 만들어줬던 걸 떠올렸다고.
그리곤 연쇄반응처럼 엄마 생각이 났다나.

나는 자신의 엄마를 엄마(かあちゃん)
(※역주: 약간 어린애 말투로 부르는 '엄마'입니다)
라고 부르는 엄마가 어린아이같고 귀여웠음.
하지만
'엄마는 10대 때 엄마를 잃었지'하고 생각하니 안타까워져서,
어째 나까지 눈물이 나 버림.
무심코 앞을 보니 시어머니도 울고 있었음ㅋ

그 일로 친정엄마와 시어머니가 친해졌고,
몇년 후엔 둘이서 가고시마 여행도 감.
그걸 계기로 마음 속 무언가를 내려놓으셨는지,
여러 일 끝에 외삼촌과도 화해했다고.

친정엄마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오늘 저녁은 오랜만에 계반 만들까.

출처: 새 글타래를 세울것까진 아니지만 하고싶은 긴 얘기 16(일본어)
鶏飯(けいはん, 닭밥, 계반) 레시피: 일본어, 한국어


※이전 글: 전자렌지로 밥 짓는 법

댓글